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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에 환율까지…” 한은, 사상 첫 ‘빅스텝’ 초읽기
8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초유의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물가가 비상이다. 물가는 지난달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를 기록했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에 육박했다. 무엇보다 미국이 2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한은으로선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밖에 없다. 한미간 금리차 역전은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리고, 물가 상승을 더 부채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화정책 목표가 ‘물가안정’임을 감안하면, 한은으로선 현재 선택지가 적다.

“물가부터…” 13일 사상 첫 3회 줄인상·빅스텝 전망

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사상 첫 3회 연속 인상이다. 기준금리 줄인상에 첫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이 그만큼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6%를 찍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뿐 아니라 4%에 육박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한은이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 고려하는 주요 변수다. 앞으로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한달 새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기록이다.

물가 상승 기대는 실제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강화할 수 있다. 한은이 가장 걱정하는 악순환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간 상호작용이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농협 하나로 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박해묵 기자]

한미간 금리 역전→환율 상승→물가 더 올라

금리역전도 임박했다. 미국 중앙은행은 이달 2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올리고 한은이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게 되면, 미국 기준금리는 우리나라보다 0.25∼0.50%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사실상 이달 금통위가 빅스텝을 밟아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2.25%에 이르더라도, 미국이 0.75%포인트를 올리게 되면 한미간 금리 상단이 0.25%포인트 역전된다.

금리 역전은 달러대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올리고 인플레이션을 더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투자은행도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를 기록하자, 한은이 이달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기존 전망을 고쳤다.

JP모건도 한은이 이달 빅스텝에 나서고 8·9·10월 연이어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다. 금리가 올라가면, 경기 상방 요인으로 지목된 소비 증가가 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 교수는 “금리가 올라가면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부채에 대한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나는데, 이는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3분기 부터 경기침체 까진 아니더라도 둔화 조짐이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를 어느 정도 선에서 정책적으로 막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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