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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거래 이상 불똥튀랴…은행들 시스템 정비 중
금감원 검사에 이어 검찰도 조준
조직개편, 이상거래 체크 시스템 추가 구축
“은행, 수사기관 아냐” 위조서류라도 잡아내기 어려워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의 달러화.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외환거래를 둘러싼 당국의 칼끝이 은행권을 향하면서 시중은행들도 저마다 외환거래 시스템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무역거래 관련 서류가 있다 하더라도 수취인이 동일반복되거나, 고액송금이 이뤄질 경우 추가로 들여다보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다만 일정 금액을 기준으로 상시 검사를 하거나, 서류 자체의 진위 여부를 일일이 판별하기 어려운 만큼 범죄 창구로 활용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는 어렵다는게 은행권의 입장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시중은행들은 내부적으로 외환거래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 1조원대가 넘는 통상적인 규모와 절차를 벗어난 외환거래가 발생하자 금융감독원은 전 은행에 자체점검을 지시한 상태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외환사업부 내에 외환규정관리팀을 분리, 신설했다. 또 외환업무센터에 외환모니터링팀을 신설해 이날 중 인력 배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외국환거래법의 관리 및 전문상담역량을 강화하고 이상거래를 조기 발견해 막기 위한 취지다. 금감원 검사가 끝나는대로 피드백을 반영해 이후 추가적으로 조직, 업무에 적용키로 했다.

신한은행 또한 ‘S-TBML’이라는 자금세탁 및 이상 거래 감지 시스템 개발에 이어 앞으로 외화송금 거래시 내부통제 부서에서 상시 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신한은행도 금감원 검사 이후 시스템 개선 사항 등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밖에 NH농협은행은 해외송금 필터링 절차 및 고액 송금에 대한 승인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 또한 동일 수취인 반복시 이를 체크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서울의 한 지점에서 최근 1년 동안 8000억원에 달하는 외환거래가 수백번에 걸쳐 이뤄진 사실을 내부 감사를 통해 포착해 금감원에 보고했다. 이후 신한은행으로부터도 1조원 이상의 외국환 이상 거래를 보고받고 해당 지점에 대한 현장 검사에 나섰다. 금감원 검사와 동시에 검찰까지 나서며 고객 자금 실태추적에 나서는 등 사안이 커지는 모양새다.

은행 내에서도 상시감시반이 있고, 해외송금 시 가상거래인 등으로 의심될 경우 이를 확인하도록 하는 시스템 등이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수백번에 걸쳐 누적적으로 송금이 이뤄진다면 이를 잡아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지점별로 거래처와 거래 한도를 두기도 어려운 상태다.

은행 지점장들은 “은행 내에서 일정 금액이 넘어간다고 감시가 이뤄지거나 그런 것은 통상적으로 없다”며 “특이거래의 경우 의심거래보고(STR)만 제대로 된다면 서류가 위조된게 아닌 이상 이를 잡아내긴 어렵다”고 말했다. 설령 서류가 위조됐다고 하더라도 인보이스, 패킹리스트, 선하증권(BL) 등만 갖춰져있다면 은행이 수사기관이 아닌만큼 승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 외환사업부 관계자들도 “최근에는 BL, 선박 위치까지 추적을 다 하고, 만일 업체에서 인보이스 등을 주지 않을 경우 거래를 끊는등 최소한의 장치가 있다”면서도 “이번 사례처럼 이상거래를 다 잡아내거나, 원천차단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최대한 시스템을 다시 보완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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