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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투자에도 겸손함이 필요하다
김정일 신영증권 투자자문부 이사
김정일 신영증권 투자자문부 이사

최근 주식시장을 비롯한 자산시장의 하락폭이 매우 크다. 특히 예상하기 어려웠던 하락이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크리라 생각된다. 따지고 보면 과거 위기 중에 미리 예상했던 위기가 얼마나 될까. 평상시에는 자신감이 넘치다가도 하락장이 오면, 심리가 위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은 오를 때에는 긍정적인 전망과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하락할 때에는 부정적인 시각과 불안한 심리로 투자를 꺼리거나, 심지어는 투자를 중단하기도 한다.

사실 대부분의 투자대상 자산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장기적으로 우상향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가격이 싼 시기 즉,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시기에 객관적으로 보고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야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러한 시기에 심리적 안정과 객관적인 시각으로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이러한 심리적 안정감과 투자여력은 ‘겸손함’에서 나온다. 계획대로 될 것으로 확신하고, 집중하는 것이 자신감이라면, 겸손함이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계획을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겸손함에서 나온 계획은 자산배분을 통해 실천할 수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최고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려고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한다.

그러나 반드시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만이 훌륭한 투자인 것은 아니다. 최고의 수익률은 일회성이어서 반복할 수 없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꽤 괜찮은 수익률을 계속해서 올리는 것이 더 훌륭한 투자인 것이다. 최대한 오랫동안 중단없이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투자말이다. 여기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자산배분을 기반으로 하는 장기적인 수익률 쌓기 즉, 복리의 원리다.

자산배분이란 변동성(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산군 별로 비중을 정해 배분해 놓는 것을 의미하며, 리밸런싱이란 이렇게 배분하여 투자된 자산을 원칙을 정해 주기적으로 비율을 조정해가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산배분 순서는 먼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구분하여 배분하고, 이를 기반으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적합한 각각의 자산군들을 구체적으로 선정하여 투자하게 된다. 이후에 투자한 자산의 상승과 하락으로 인해 특정자산군의 비중이 일정 기준을 벗어나게 되면, 비중이 늘어나 있는 자산군을 축소하고, 줄어 있는 자산군을 늘리는 리밸런싱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결국 고평가된 자산군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자산군을 매수하는 효과가 있고, 변동성을 줄임으로써 복리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군을 선정해야 하며, 자산군 간의 상관관계(Correlation)가 낮을수록 효과가 커진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국내 주식과 글로벌 채권이 서로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미국주식과 글로벌채권, 그리고 리츠와 글로벌채권 간의 상관관계도 꽤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에 있어서는 자신감보다 겸손함이 요구된다.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길 원한다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을 이용해서 이를 실천하고, 중단없는 투자를 통해 복리효과를 극대화해보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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