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기업 임금인상發 인플레 장기화 우려...전문가 “고통분담 필요”
임금상승→물가상승 악순환 불러
가계·기업 실질적 소득 효과 없어

고물가 현상으로 임금 인상 요구가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임금상승으로 인해 고물가가 더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임금상승은 생산비용 증가로 가격에 반영된다. 고물가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고, 다시 임금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계 입장에서는 임금과 상품가격이 함께 오르면 실질 가처분 소득이 늘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증가분을 가격에 전가한 셈에 불과해 추가 이윤창출 효과가 없다. 전문가들은 결국 단기적으로 각 경제주체가 고통을 분담한다는 자세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 비율은 2019년 58.6%에서 올해 1분기 기준 50.6%로 낮아졌다. 대기업이 임금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이와 관련 “대기업의 생산성을 초과하는 지나친 임금인상은 노동 시장의 양극화를 확대하고, 기업현장 곳곳에서 일자리 미스매치를 심화할 것”이라며 “결국 기업은 이러한 고임금·고비용 구조하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기관들도 임금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26일 각국 중앙은행에서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1970년대식 ‘인플레이션 스파이럴(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70년대식 인플레이션 소용돌이는 고물가 고착화를 의미한다. 고물가가 임금 인상 요구를 부르고 임금 인상이 다시 물가 상승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구조다. BIS는 “이미 인플레이션 심리가 정착되는 전환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6월 기대인플레이션은 3.9%로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더 임금인상 속도가 빠를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주요 5개국의 노동비용 증가 추이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년(2000~2020년)간 한국의 임금근로자 1인장 연간 평균급여 상승률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G5국가 평균 상승률의 2.6배에 달했다.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의 1인당 연간 평균 급여는 2000년 2만9238달러에서 2020년 4만1960달러로 4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G5의 1인당 연간 평균 급여는 4만3661달러에서 5만876달러로 16.5% 늘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