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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솟구친 연료비 부담 감당이 안된다…전기요금 올려도 추가인상 불가피? [전기·가스요금 동시 인상 파장]
한전 ‘팔수록 손해’ 적자 해소 힘들어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올해 30조원대 적자가 예상되는 한국전력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연료비 급등으로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한전은 전날 연료비 조정단가의 분기 조정폭을 연간 조정폭인 kWh ±5원의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약관을 개정하고, 3분기에 적용할 연동제 단가를 5원으로 인상했다. 기존에는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폭이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이었는데 이를 확대한 것이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석탄·석유 등 전기생산에 사용되는 연료비의 국제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자 1년에 올릴 수 있는 최대치를 3분기에 한꺼번에 인상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 것이다.

그러나 한전은 이번 전기료 인상에 앞서 연료비 급등 상황을 반영해 kwh당 33.6원의 조정단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부에 제출했다. 이 중 오른 것은 5원이다. 분기당 ±3원, 연간 ±5원 한도에서 인상·인하할 수 있다는 조정폭 상·하한까지 완화했지만 요금 인상 압력과 실제 인상분의 격차가 28.6원이 난다.

한전에 따르면 3분기 실적연료비는 ㎏당 유연탄 257.28원, 천연가스 1023.16원, BC유 939.94원이다. 지난 2분기 유연탄 218.50원, 천연가스 1157.83원, BC유 657.20원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한전에 따르면 3분기 연료 ㎏당 실적연료비는 582.90원으로 기준연료비 338.87원 대비 72%가량 상승했다. 이에 한전은 연료비에 따른 조정단가 인상 압력을 33.6원으로 산정하고, 연료비 연동제상의 조정폭을 확대해달라는 제도 개선을 요청한 바 있다.

단순 계산해보면 5원 인상을 통한 한전 영업이익 증가폭은 올해 하반기 1조3000억원 가량이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인 7조78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적자액 5조8601억원보다도 약 2조원 많은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집계를 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한전의 올해 영업손실 규모는 평균 23조1397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연간 적자 규모가 30조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 주요 원인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이다. 한전이 발전사들에서 전력을 사 올 때 적용하는 전력도매가격(SMP)은 4월 ㎾h당202.11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200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76.35원)보다 164.7%나 급등한 것이다. 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 구매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적자의 한 요인이다.

여기에 정치적 요인도 한전의 적자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다. 직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과 선거 이슈 때문에 전기요금을 인상할 요인이 있었는데도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바람에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한전의 재무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문제는 이번 조치에도 한전의 기록적인 적자를 메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당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적자 해소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한전은 이미 기준연료비를 통한 전기요금 인상은 진행 중이다. 한전은 지난해 말 올해 적용할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각각 kwh당 9.8원, 2.0원씩 순차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기준연료비 4.9원, 기후환경요금 2.0원이 올랐고, 오는 10월 4.9원 추가 인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누진제 강화나 산업용 전기에 대한 조정이 검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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