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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칼럼] 빅데이터가 바꿀 미래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여러 분야에서 우리 일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계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전자상거래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상품 검색이나 구매 이력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과 소비 패턴을 미리 분석해 검색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구매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분석해 주문량을 예측함으로써 재고 관리나 물류 서비스도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 의류업계는 빅데이터 분석에 근거해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외식업계는 빅데이터로 상권을 분석해 메뉴를 구성하고 판매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농업도 최근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농작물 생산 관련 빅데이터가 축적되면 품목별 생산효율을 최대화하는 재배 조건과 방법을 연구할 수 있고, 최적의 유통·저장·비축기술을 찾아낼 수 있다. 수확량과 거래 동향 예측 등을 통해 수급 조절도 가능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품목별 생산량, 수출입 물량 등 농산물 종합 정보를 한데 모은 ‘농넷’에 이어 올해 3월부터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농산물 출하 원스톱 서비스 ‘출하반장’을 선보였다. 농업 현장을 다녀보면 “농사보다 힘든 게 출하”라는 하소연을 종종 듣게 된다. 농산물을 판매하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땀 흘려 수확한 농산물을 제값에 팔고 싶은 것이 모든 농업인의 바람이지만 언제 어디로 출하해야 좋을지 알기가 어렵다. 이런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도매가격 정보와 실시간 물류 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공영도매시장별 경락가격을 비교·제공한 것이다. 이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연간 2000만여건에 달하는 거래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데이터 댐’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실시간 경매자료, 출하 규모, 운송비용, 수수료 등을 분석해 출하시장별 시세정보를 제공하고, 민간 AI 배차 시스템을 활용해 최저비용 차량 연결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산지부터 온라인 경매까지 출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통합 솔루션을 설계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활용이 농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면 생산성 향상은 물론 농산물 가격 안정, 농업인 소득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전통 방식에 의존한다고 여겨지던 농업 분야에서 빅데이터가 가져오는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 빅데이터 활용이 활발하지 않은 분야는 역설적으로 필요한 곳이자 유망한 기회라는 뜻이기도 하다. 인적 자원 개발·관리 분야도 이에 해당한다. 공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과 함께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인사·교육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해 직원들의 특성과 업무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추진하고, 동기부여를 높이고 업무성과를 최대화하는 자리에 배치함으로써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데이터 빈부격차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 및 활용이 활발한 분야에는 점점 더 많은 데이터가 수집·분석되고 제공되지만 전통적인 정보 처리 방식에 머무르는 분야는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에 해오던 방식으로 과거를 답습해서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데이터, 새로운 기회가 생성되고 있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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