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리먼 닮아가나”…가상자산發 대형 금융시장 ‘태풍’ 조짐
스테이블코인 테라·루나 사태이어
셀시우스·바이낸스 등 인출 중단
글로벌 긴축 속 생태계 불안 커져
“금융 안정성 위협 초래할 수도”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글로벌 긴축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가상자산 관련 생태계에서 잇따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 같은 생태계에 대한 불안은 다시 가상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지며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와 유사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5일 코인마켓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약 9366억 달러(약 1209조원)까지 줄어들었다. 사상 최대치를 찍었던 지난해 11월 2조9680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7개월 만에 70% 넘게 증발한 셈이다.

시총 1위와 2위를 기록 중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계속된 폭락세에 시장 전체 시총의 동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일주일 동안 30% 가까이 빠지면서 2만1000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인플레이션과 긴축 압력에 더해 시장 곳곳에서 금융 관련 시스템 문제가지 발생하면서 가상자산의 급락세를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암호화폐 담보대출업체인 셀시우스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모든 계좌의 인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셀시우스는 고객이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를 제공하는 디파이(탈중앙화된 금융시스템) 플랫폼이다. 저금리로 가상자산 담보 대출까지 해준다. 이용자 수만 약 170만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셀시우스가 테라·루나 사태 이후 ‘코인런’(가상자산 대규모 인출사태)이 발생하면서 인출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출 재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같은 날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도 약 3시간 가량 비트코인 인출이 중단됐다. 사측은 “사소한 하드웨어 오류로 인한 중단”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비트코인 급락의 기폭제가 됐다.

거래소나 디파이 플랫폼이 사전 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출을 중단하는 것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가상자산 투자 기업과 관련 파생상품 등에서도 연쇄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큰 손’인 미국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최근 가상자산 가치 급락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 위험에 노출되며 주가까지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2만1000달러까지 떨어지면 회사 측이 증거금을 더 내야하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 2년간 빠르게 성장한 가운데 더 위험해지고 복잡해지면서 기존 금융기관들과 연관성도 커져 금융 시장의 시스템적인 위험을 증가시킨다”면서 “일부 거래소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최대 125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제공하고 있어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CNN은 테라·루나 사태와 관련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의 부실과 연쇄 파생상품 충격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비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