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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MR시대 저문다고?…NO, 프리미엄 업고 제2도약 간다 [헤럴드 뷰-엔데믹시대, 식문화의 진화]
포스트코로나 유통가 新전략
팬데믹 속 가정간편식 몸집 불려
거리두기 해제 이후로 주춤주춤
외식수요 폭증에 고급화로 변신
냉동만두는 매출 20% 승승장구
유명셰프 레시피 ‘레디밀·메디밀’
맛집 메뉴·명인 협업 상품도 등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년여간 ‘집밥 신드롬’이 거세게 불면서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4조 4000억원으로 몸집이 크게 불었다. 거리두기 해제 등 엔데믹의 시대를 맞아 억눌렸던 외식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정간편식과 밀키트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고급화’ 전략으로 엔데믹 시대에 HMR 시장이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2022년 가정간편식 시장은 5조원으로 사회적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간편식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가정간편식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레드오션인 HMR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이후인 지난 4월 18일에서 5월 26일까지 가정간편식 신장률을 비교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과 비교해서는 7% 증가했다.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인 마켓컬리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난달 2일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 20일을 비교한 결과, 가정간편식 식품 항목은 2%로 소폭 감소하며 팬데믹 전과 후 큰 차이가 없었다. 홈베이킹, 밀키트 상품군이 각각 20%, 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HMR의 대표주자 격인 냉동만두는 엔데믹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엔데믹 이후 냉동만두의 매출은 약 20% 뛰었다.

엔데믹에도 가정간편식의 인기가 줄지 않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때문이다. 가정간편식의 고급화로 이제 가정에서는 HMR이 외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 시작했다. 실제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2 외식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4명은 간편식이 외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업체 칸타(KANTAR) 월드패널 사업부의 심영훈 이사는 “엔데믹에도 HMR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팬데믹일 때와 같은 급격한 성장은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우상향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HMR 제품의 품질력이 이미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왔고, HMR 메뉴는 전통적 가정식부터 외식 메뉴·고급 식당·글로벌 요리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2년 이상의 코로나19로 간편화, 개인화된 소비자들의 식습관은 쉽게 급변하기는 어렵다고 보이며 물가 상승과 맞물러 외식 시장이 코로나19 이전으로 급격히 돌아가기 어려운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밀키트, 레스토랑 간편식까지(RMR)까지 등장하면서 HMR 시장은 레드오션을 맞이한 것은 사실이다. HMR 시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며 RTH(가열하면 먹을 수 있는 상태), RTE(그대로 먹을 수 있는 상태), RTP(재료가 준비된 상태), RTC(요리 할 수 있는 상태) 등으로 세분화될 만큼 치열해졌다.

여기에 유명 셰프가 직접 레시피를 만들어 먹기 쉽게 만든 레디밀(간편하게 데워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 메디밀(건강식단) 등도 등장하면서 올해 HMR은 ‘프리미엄’으로 맞붙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맛집·고급 식당의 메뉴를 맛볼 수 있는 RMR, 각종 식품 명인·장인과 협업한 HMR, 캠핑 및 등산·식이조절 등 특수한 목적에 맞는 HMR 등으로 시장이 세분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유명 레스토랑에 이어 호텔까지 프리미엄 RMR을 출시하며 엔데믹에도 본격적으로 HMR 시장에 뛰어들었다. 파라다이스 호텔은 지난달 5일 대표 레스토랑 메뉴를 간편식으로 출시한 바 있다. 파라다이스 시티 ‘라스칼라’ 총괄 수석 셰프가 개발에 참여한 ‘볼로네제 딸리아뗄레 파스타’, ‘트러플 따야린 파스타’와 화덕피자 3종이 간편식으로 탄생했다.

빕스는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던 독일식 족발 ‘슈바인학센’을 RMR으로 판매한다. 이국 요리를 집에서 해먹기 번거롭고 외식비 상승으로 식당을 찾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또 하나의 HMR 프리미엄 전략으로는 식품 장인·명인을 내세운 제품 출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셀럽스픽’이라는 식품 브랜드를 내고 전통장 30종과 이를 주재료로 한 밀키트 3종을 출시했다. 약 10개월간 전국의 식품 명인들과 협업을 시작해 제품을 개발했다.

HMR 원조 격인 즉석밥, 냉동 만두도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의 프리미엄 라인 솥반 라인을 확대했다. 고급 재료를 사용한 ‘소고기우엉 영양밥’과 ‘전복내장영양밥’은 밥 짓는 방법이 까다로워 외식에서도 프리미엄 메뉴로 여겨진다.

풀무원도 HMR 히트 상품인 얄피만두에서 한식 프리미엄을 더해 신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얄피 왕만두에서 속을 10% 증량하고 표고버섯, 절임무, 참기름 등 풍부한 재료 속을 더했다.

심영훈 이사는 “최근 HMR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질 높은 제품을 만들어야하고, 동시에 개인화·세분화된 소비자의 섬세한 니즈 부합을 위한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소비자 눈높이를 맞춰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건강에 초점을 둔 HMR제품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CJ제일제당의 ‘더비비고’와 같이 나트륨과 콜레스테롤 등을 줄이고 영양성분을 골고루 담은 건강 간편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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