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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618 쇼핑축제’ 낙관 어렵다…끝없이 추락하는 ‘K-뷰티’ [언박싱]
글로벌 명품 화장품
中 공격적 마케팅으로
국내 뷰티업계 ‘618’ 매출 목표 하향
“연구개발 초심으로…소비자 눈높이 갖춰야”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K-뷰티 대표주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국 사업이 끝없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양사는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점 매출 하락, 대도시 봉쇄 등 일시적 여파로 인한 감소라고 설명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한국 화장품 시장이 짧은 시간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정작 세계적으로 소위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 파워를 갖추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中내 K뷰티 파워 하향곡선…LG생건, 美 비중 확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모습. [연합뉴스]

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1분기 중국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중국 사업 매출액은 무려 32% 떨어졌다. 글로벌 뷰티 기업인 에스티로더 매출액이 6% 감소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에스티로더의 경우 온라인 매출 성장률(25%)이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매출 감소폭을 줄였다. 같은 기간 로레알은 두 자릿수 늘었고, 시세이도는 한 자릿수 역성장 했다.

이렇다 보니 업계 내부에서도 국내 화장품 브랜드파워가 중국 현지에서 이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618 축제’ 기간 동안 브랜드 매출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가 온라인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이 기간 브랜드의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에는 여전히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618 축제는 거래업체 징둥(JD)이 창립기념일 맞아 진행하는 대표적인 세일 행사다.

특히 LG생활건강의 연간 최대 실적을 견인하는 1등 공신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는 중국 사업 포트폴리오상 비중이 75%에 달한다. 경쟁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40%)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숨’, ‘오휘’, ‘CNP’ 등 브랜드 매출 비중을 높이는 한편 더이상 중국이 아닌, 20% 정도였던 미국 시장 비율 자체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높아진 中 소비자 눈높이…혁신 제품 개발 절실
LG생활건강 광화문 본사 전경 [LG생활건강 제공]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혁신 제품 연구개발(R&D)에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제품력을 보유하고자 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면 ‘갈색병 세럼’으로 불리는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리페어는 1982년 출시한 최초 세럼으로 효능을 인정받아 현재까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Tmall)에서 판매 상위 랭킹을 기록하는 인기 제품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기업은 2000년대 브랜드숍 시장이 성행하면서 OEM 산업이 발전했다. 이후 연구개발보다는 유통 확보와 마케팅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확실한 효과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전체 소매판매액 매출액과 화장품판매액은 전년 대비 각각 -11%, -22%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2분기 실적도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사업에 진출한 국내 뷰티업계는 물가상승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점점 커지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하반기에 있을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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