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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우스 인사이트] 이만하면 가격조정(?)… 기간조정까지 ‘인내’를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전세계가 난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에너지와 곡물가격이 들썩이고,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패권유지를 위해 으르렁댄다. 전 세계가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분업구조를 유지하며 살아왔는데, 갑자기 누구편 할꺼냐는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유럽도 러시아와 등을 지려니 비용이 만만치 않고 방위비 부담까지 잔뜩 안게 생겼다. 미국, 중국, 러시아와 공생하던 한국의 입장에서도 정말 난처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공급망 재편도 여간 신경 쓰이는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가격, 부품 수급문제, 인건비 상승 등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시장의 우려보다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될 개연성도 점쳐진다. 각국이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레스토랑, 여행, 항공, 숙박 등 서비스업 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이를 잡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정책과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반기에 강력한 고강도 금리인상이 예견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중유동성이 빠르게 흡수되면서 고공행진하던 자산가격이 급하게 조정을 받고 있다. 실적보다 성장성에 큰 점수를 받았던 성장주·가상자산 등은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았으며, 부채가 많은 기업과 가계는 향후 전개될 고금리·고물가 우려에 위기관리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야 기축통화국이니 강달러로 다른 나라에 인플레이션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 달러 강세는 곧 비달러 통화 약세를 의미하고, 미국 외 국가로 하여금 달러 결제 상품에 대한 구매력을 약화시킨다. 미국입장에서는 신흥국의 구매력 약화로 상품가격의 안정도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외생산 제품을 싼 가격에 수입할 수 있게 되어 물가를 잡을 수 있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컴퓨터, 가전제품, 의류 등 달러 기준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국가에겐 쉽지 않은 대처법이다.

주식시장에 몸담고 있는 투자자들의 시름도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이는 해외주식이나 국내주식을 불문하고 마찬가지다.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성장주 위주의 나스닥은 고점대비 하락폭이 30%대에 이른다. 지수가 이 정도인데 개별종목의 충격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 방어주로 분류되는 에너지,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고배당주 등이 상대적으로 아웃퍼폼하고 있을 뿐이다.

금리상승(할인율 변경)에 따른 급격한 가격조정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반등시기를 속단하기 힘든 것은 실물에서의 영향과 컨트롤하기 힘든 전쟁, 팬데믹, 공급망 이슈 등이 여전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해소 국면이 주가 반등과도 면밀히 연결돼 있다. 지금은 호흡을 길게 가져가고, 레버리지 사용을 자제할 때다. 우리가 3년 적금을 도중에 깨지 않고 기업의 오너가 시황변동에 자신의 지분을 내던지지 않듯, 탄탄한 기업의 경우 늘 그래왔듯 우상향 장기추세로의 복귀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손실의 확정은 기업 때문이 아니라 늘 불안감에 사로잡힌 투자자의 매도 버튼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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