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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 악재…증시 ‘버블’ 경고음
I 공포에 짓눌린 美…국내 영향
S&P500, 2년 만에 최대폭 급락
소매기업 원가부담에 실적 부진
가계는 경기둔화 우려 지갑 닫아
美연준 긴축 영향 반영도 한몫
일부선 “거품 붕괴땐 주가 악재”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이 경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소매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5.17포인트(4.04%) 급락한 3923.68에 장을 마쳤다. 이날 낙폭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64.52포인트(3.57%) 떨어진 31490.07에, 나스닥 지수는 566.37포인트(4.73%) 폭락한 11418.15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유통 기업들이 기대 이하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실적 전망을 낮추면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충격을 여실히 드러낸 여파다.

전날 월마트가 전문가 전망치의 최하단보다도 낮은 주당순이익(EPS)을 내놓고 올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1%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데 이어 이날 타깃(Targit)도 운송비 및 노동비 증가에 따른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발표했다. 월마트는 전날 35년 만의 최대폭인 11.4%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6.8% 하락했고, 타깃은 24.9% 폭락했다. 아마존(-7.2%), 베스트바이(-10.5%), 메이시스(-10.7%) 등 다른 유통주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인플레이션으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가격 인상에는 제한이 있어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S&P 500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1분기 13.8%에서 2분기 10.0%, 3분기 9.0%, 4분기 6.5%, 내년 1분기 2.7%로 갈수록 낮아질 전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기대치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며 “고물가 시대에 미국 기업들의 마진 압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가계 소비도 둔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며 경기 침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 가계 실질소득은 지난해 9월부터 감소하고 있고, 대출을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빚으로 유지하는 리볼빙 잔액은 증가하고 있다. 가계 소비를 뒷받침해온 신용대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가계 구매력이 점차 둔화되면서 현재와 같은 양호한 소비 수준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물가 부담만이 아니라 경기 둔화 우려까지 반영해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영향이 반영되는 6~7월 이후 소비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의 변동성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 변동성지수(VIX)는 30.96으로 연초 16.60 대비 약 두 배로 높아진 상태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을 통해 확인되는 경기 둔화 신호에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며 “경제지표에서도 경기 둔화 신호가 확인되고 경기 우려가 실적 우려로 나타날 때까지 걱정이 주가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증시의 거품 붕괴 우려까지 제기된다. 거물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은 이날 CNBC에서 “최근 주식시장은 2000년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며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김우영·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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