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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장보기 손 떨린다”…새 정부, 물가대책 우선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온라인 설전이 회자되고 있다. ‘법인세 인상을 통하여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베이조스 창업자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물가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의 지출을 줄이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고려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만큼 미국 내에서 인플레이션이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물류 대란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따른 원자재 공급 대란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안 오른 품목이 없을 정도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상당하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4.8% 올랐고, 이달에는 5%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을 3%대였던 이전 전망치보다 1%포인트씩 높이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물가 걱정이 말뿐인 것 같아 불안감이 크다. 윤 대통령이 지난 11일 용산 청사에서 처음으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제일 문제는 물가”라고 언급하긴 하였지만 1주일이 지난 지금도 이렇다 할 만한 구체적인 대책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현 정부의 ‘경제사령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최근 단독 회동을 했지만 이 자리에서도 고(高)물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방안은 나오지 못했다. 수입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율 역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구두 개입’마저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외환 당국이 원/달러 환율에 대해 달러당 1300원을 허용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 정도다.

심지어 정부가 처음으로 제출한 59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서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세목은 겨우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였다.

항목 역시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600억원)과 농어가 원료 구매 및 경영안정 자금(1000억원), 가격 인상 최소화 조건으로 밀가루 제분업체 한시 지원(546억원) 등으로 제한적이다. 이 항목 외에는 모두 현금성 지원으로 채웠다. 덕분에 추경이 상승세를 탄 물가에 더욱 부채질을 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생활물가는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생활 필수용품 가격 인상에 장보기가 힘들어지고 점심식사에 드는 비용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 가장 먼저 고통을 받는 계층은 서민들이 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유세기간에 서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약속을 한 만큼 물가 안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고(高)물가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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