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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 모든 빌딩 누구나 소액투자 가능하게”[금융 플러스]
예창완 카사 대표 인터뷰
亞 금융허브 싱가포르 거래소 통해
하반기부터 해외빌딩 ‘조각투자’
공모 첫 참여자 연 환산수익률 21%
KASA는 덴마크어로 ‘금고’ 의미
신뢰자본 구축이 가장 중요한 가치
예창완 카사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오피스에서 “카사의 싱가포르 법인에서 올 하반기 1호 상품이 상장될 것”이라 밝히며 웃고 있다. [카사 제공]

“우리는 전 세계 가치있는 자산에 누구나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

부동산 디지털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카사(KASA)’는 올 하반기 싱가포르 카사 거래소에서 1호 빌딩 상장에 나선다. 국내 기업 최초로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정식 라이센스를 받았고, 하반기 싱가포르 법인 거래소를 통한 해외 빌딩 조각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다.

카사의 해외 법인 진출 및 상품 출시는 2018년 창업 이후 4년 만이다. 싱가포르 출장을 막 마치고 돌아온 예창완 카사 대표를 지난 9일 만났다.

-싱가포르에서 빌딩 상장이 이뤄지면, 해외 주식 투자처럼 국내 투자자들도 소액으로 해외 부동산 간접 투자에 나설 수 있나.

▶국내 금융기관이 싱가포르 카사 거래소와 제휴를 맺으면 언제든 가능하다. 그렇게 하고 싶은 의지도 있다. 특히 거래 플랫폼이 싱가포르 법인일 뿐, 상품 구성은 전 세계 다 가능하다. 대만이나 홍콩의 빌딩도 투자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 준비에만 3년이 걸렸고, 싱가포르에서 또 1년 2개월이 걸렸다.

▶사업은 결국 고객 신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특히 금융은 신뢰가 생명인데,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선정 시 관련 기관들이 6개월가량 실사도 진행하면서 우리 사업 모델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서비스 론칭 준비만 3년이 걸렸다. 고객 신뢰를 얻을 준비가 됐다고 입증됐기 때문에, 카사의 모델이 해외에도 통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아시아 금융허브로 꼽히는 싱가포르에서 우리가 시작한 일이 유효하다는 걸 확인받게 돼 기쁘다. 이제는 이 같은 인정과 기대에 부합해 올해 내 좋은 성과를 보여드릴 차례다.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려, 조급하기도 했겠다.

▶카사는 고객을 1순위로 둔다. 고객은 생각보다 투자를 천천히 한다. 실제 상장 후 투자에 나선 고객들을 살펴보면 가입 후 1년간 지켜보기만 했던 분이 많다. 제 가족이나, 친구라 생각해도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신뢰가 필요하지 않나. 이 신뢰 자본을 쌓아가는 게 우리 브랜드에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엔 시간이 걸리지만, 회사의 자산이 된다.

-고객 신뢰를 인터뷰 내내 유독 많이 반복하고 있다.

▶금융업의 본질아닌가. 업을 구상할 때 부동산이라는 보수적이고 무거운 자산시장에선 권리관계나 법적 이해관계 등 세부적 이슈를 명확히 하거나 신뢰 없이는 ‘조각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사업을 하는 지금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상품 론칭 후 1년 4개월 정도 됐는데, 많은 유저들과 매일매일 소통하고 있다. 고객은 굉장히 신중히 투자한다. 어찌보면 생소한 카사라는 회사를 통해, 투자에 나서며 서로 신뢰 자본을 쌓고 있다.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인데, 혹시 벤치마킹 한 회사가 있나.

▶저희와 완전히 같은 회사는 없다. 카사가 하는 일은 모두 완전히 새롭다. 물론 플랫폼을 통해 자산유동화가 이뤄지는 미국의 부동산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들이 있긴 했다. 그 회사들로부터 영감을 얻기도 했지만, 저희는 고액 자산가 위주가 아닌 소액 투자라는 점이 다르다.

무엇보다 부동산이란 비유동적인 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2차 거래가 이뤄지는 모델은 카사 뿐이다. 단순히 5000원으로도 건물의 일부를 살 수 있다는 것 뿐 아니라, 언제든 사고 팔 수 있어야 마음 편히 투자에 나설 수 있지 않나. 5000원 투자가 가능한데 5년간 묶여야 한다면 의사결정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2차 거래를 가능토록 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투자상품 결정시 1순위는 무엇인가

▶입지다. 저희는 오피스, 호텔, 물류센터, 리테일,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상품의 입지를 각각 성향에 맞게 분석한다. 일률적으로 보기 어렵다. 첫 출시 상품 3개를 강남 빌딩으로 한 것도, 직관적으로 오피스 상권 중 강남이 명확한 중심지로 어필이 되기 때문이다. (카사는 최근 ‘역삼 한국기술센터’의 매각 배당금 지급을 완료했으며, 공모 최초 참여자들의 누적된 정기 배당금으로 본 투자자들의 연 환산수익률은 21.07%(세전)에 달한다)

-상업용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임대 수익을 추구한다. 월배당 금융투자상품처럼, 노후 대비용 상품 확장도 가능하지 않을까.

▶저희 상장상품을 기반으로 증권사나 운용사가 상품화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카사는 열려있다. 카사가 가진 모델 자체가 활성화 해, 증권사 등 금융투자회사와 함께 제휴하고 재미있는 서비스와 상품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 다만 지금은 건물 한 건, 한 건을 상장하고 수익을 일으키는 사이클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훗날엔 메타버스 내 부동산 투자도 카사를 통해 할 수 있겠다.

▶공학도 출신이기 때문에 메타버스 개념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이다. 지금은 서울에 있는 오피스 빌딩도 조 단위고, 실무 자산도 할 게 많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진 않다. 그러나 ‘가치가 있는 자산에 접근 가능한 플랫폼’이란 카사의 비전을 감안하면, 가상 부동산 세계가 구축되면 카사도 협력을 고민할 거다.

-강남 오피스 공실률이 0%를 기록했다. 좋은 매물을 찾기 위한 카사의 노력을 듣고 싶다.

▶부동산 전문인력들이 따로 있다. 국민연금,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여러 곳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들이 상품 가치를 다각도로 평가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건물주들 혹은 건물 자체를 소개할 중개인들과의 네트워크도 오랫동안 구축해왔다. 매물이 왔을 때 명확히 검증하고 심의위원회와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통해 공모를 진행한다.

-빌딩중개수수료 등을 따로 받지 않으면서, 빌딩이나 건물 소유주도 매각시 카사 이용을 선호할 수 있겠다.

▶물론 건물주도 카사를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유저다. 최근 저희가 올린 22억원 규모의 호텔은 5분만에 팔렸다. 소액으로 투자에 나선 이들에게도 카사가 필요하지만, 건물주에게도 몇개월이 걸릴 수 있는 매각이 5분 만에 완료되는 혁신이다. 매각 대금도 수일 내 입금된다. 건물주에게도 충분한 신뢰를 주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그러나 사실 저희를 직접 찾아오는 건물주는 드물다. 중개인을 대체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중개인과의 네트워크로 빌딩 중개인 역시 저희를 통해 더 많은 사업적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개인에게 우리는 항상 대기하고 있는 바이어인 셈이다.

-카사(KASA)의 뜻과 추구하는 가치를 자세히 밝힌다면

▶카사는 음성적으론 집(CASA)이란 뜻과 같지만 철자표기가 다르다. KASA는 덴마크어로 ‘금고’란 뜻이다. 얼마전 소규모 고객 대면 설명회를 했는데, 80대 할아버지께서 오셨다. 질문을 굉장히 세세하게 던지시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회사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신뢰의 시간을 가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고, 상징색인 파랑도 신뢰를 의미한다.

싱가포르를 통해 카사는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나아가 국내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가치있는 모든 자산에 소수가 아닌 모두가 다가갈 수 있도록 확장해나가고 싶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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