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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경제원팀’ 첫 만남…‘3高에 저성장’ 공조로 뚫는다
재정·통화 수장 회동…어떤 말 오갔나
물가·환율·금리상승 ‘3고 위기’
민생경제 불안·거시경제 큰부담
3.0% 성장전망치 낮출 가능성
“금융시장 안정 위해 소통 강화”

출범과 함께 물가·금리·환율의 ‘3고(高)’ 위기를 맞은 윤석열 경제팀이 빠르게 정책공조를 약속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첫 공식 회동을 하고 “높은 물가상승세로 인해 민생경제 어려움이 확대되고, 거시경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며 “거시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7일 만이다. 이처럼 빠르게 재정과 통화정책 수장이 만남을 갖게 된 데에는 그만큼 성장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정부의 ‘경제원팀’은 출범하자마자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엎친 ‘물가’에 덮친 ‘환율’=이날 만남을 재촉한 것은 무엇보다 ‘물가’다. 물가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언급했을 정도로 급등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오르며, 2008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곧 5%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실질소득과 실질구매력이 줄어든다.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 회복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물가 상향 압박은 점차 커지고 있다.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주체들의 물가 상승 전망을 반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경우 가격 전가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 실제 물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변동성이 커진 환율도 우리 경제 주요 변수다. 미국의 긴축과 중국 경제 경착륙으로 원화 가치가 절하되면서 나타난 외환시장 불확실성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복병이 될 수 있다.

추 부총리와 이 총재도 이날 물가를 비롯해 외환시장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한·미 통화 스와프’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추 부총리는 2일 열렸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외환 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을 20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올릴지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 교수는 “우리나라가 달러를 벌 수 있는 수단은 수출인데 무역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은 물론, 상설 계약까지 맺을 수 있으면 향후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한된 정책 수단…문제는 ‘성장’=관건은 물가 상승을 억제할 정책으로 통화 정책 외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데에 있다. 또 금리 인상 시 늘어날 가계부채 부담도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성장’이 늦춰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 정책으로 물가를 잡으려면 재정 긴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손실 보상이 남아 있어서 기획재정부로서는 긴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 역시 가계부채라는 제약이 있어서 정책 보폭을 넓히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은은 26일 통화정책 방향 결정과 수정 경제 전망을 동시에 내놓는다. 시장에선 기존 3.1%로 전망했던 올해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상향하고, 연 3.0%로 내다봤던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 물가 안정뿐 아니라 대외 요건도 금리 인상을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50bp(1bp=0.01%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리는 빅스텝을 두세 차례 더 이어갈 것을 밝힌 만큼 한은도 인상폭은 달라질 수 있으나 인상 방향은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창용 총재도 이날 회동 이후 “아직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우리나라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느냐는 것을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 물가 상승이 어떻게 변화할지, 성장률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조금 더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 부총리와 이 총재는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공식 협의체를 보강하는 한편, 이외에도 격의 없이 만나는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기재부와 한은은 거시경제협의회, 가계부채협의최, 외환·금융대책반 회의 등 다양한 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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