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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심전환대출 서울주택 소유자 ‘희망고문’
올해 20조·내년에도 20조 공급
9억까지 가능, 집값 낮은順 공급
신청 몰리면 커트라인 낮아질 듯
2019년 2.7억…서울은 불가능
“순차신청으로 창구대란 방지를”

정부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기로 함에 따라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총공급액 20조원을 초과하는 신청이 들어올 경우 집값이 낮은 순부터 공급하기 때문에 집값이 비싼 서울 주택 소유자는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20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할 예정이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혼합형 포함) 주담대를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최근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차주들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상환부담을 낮춰주고, 향후 발생할 위험도 제거한다는 취지다. 당국은 금리상승에 대비해 전체 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을 높이려 하고 있으며, 은행의 경우 올해말까지 전체의 52.5%로 높이는 게 목표다.

안심전환대출은 서민용 정책주담대인 보금자리론을 기준으로 조건이 만들어졌다. 일반형과 우대형이 있는데, 일반형은 보금자리론 금리(5월 기준 4.1~4.4%) 대비 최대 10베이시스포인트(0.1%포인트. 1bp=0.01%) 저렴하고, 우대형은 최대 30bp(0.3%포인트)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신청대상은 보금자리론보다 폭이 넓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원 이하,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은 8500만원)가 대상이지만, 안심전환대출은 일반형의 경우 집값 9억원 이하면 신청가능하고 소득 제한이 없다.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 잔액을 한도로 하며 최대 5억원이다. 우대형은 집값 4억원 이하,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가 신청할 수 있고,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다만 집값과 소득 기준을 충족한다고 해도 모두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급액이 20조원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집값이 낮은 순으로 공급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2019년에도 20조원 규모로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집값 9억원 이하 차주에 대해 신청을 받았지만 70조원이 넘는 대출 신청이 몰렸고 최종적으로 대출 승인이 난 커트라인은 집값 2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2019년에는 저금리 국면이어서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이 이익인지 불분명했지만, 올해는 금리상승 기조가 뚜렷하기 때문에 신청자는 더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서울 등 집값이 높은 지역에서는 안심전환대출을 받을 수 있는 차주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보다 집값이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커트라인은 올라갈 수 있겠지만, 서울과 지방 간 집값 양극화도 심해졌기 때문에 지방 주택 보유 차주에게 돌아갈 몫이 클 것으로 보인다. 괜히 신청하고 희망고문만 했다가 탈락하는 일이 대거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에도 절반에 가까운 신청자들이 심사를 반년 이상 기다린 뒤 탈락 통보를 받았다. 다만 이번에는 내년에 시장 상황을 봐서 최대 20조원을 추가 공급하기 때문에 대상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모든 주택 가격에 대해 한꺼번에 신청을 받을 것이 아니라 집값이 낮은 차주부터 순차적으로 신청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음에는 3억원 이하 차주만 신청받아 심사하고, 공급액이 남으면 4억원 이하, 5억원 이하 순으로 추가 신청을 받는 방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공급 때마다 수요자가 몰려 창구 대란이 일어나고, 소비자는 물론 창구 직원이 겪는 고통이 컸기 때문에 적절히 신청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공급을 담당하는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고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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