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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은 목표 아닌 성장 초석…전국구 오아시스 레벨업” [人터뷰-안준형 오아시스 대표]
석달새 기업가치 2배 저력
시장 거론 기업가치평가 3조 내외
상장 자금, 물류센터·신사업에 투자
오아시스만의 최고 경쟁력은 ‘기술’
3개의 특허 ‘오아시스루트’로 효율화
높은 방문 구매율·고객만족도 강점
2024년 매출 1.2조·300만 회원 목표
3일 서울 서초동 오아시스마켓 서울사무소에서 안준형 오아시스마켓 대표이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올해 새벽배송 업체들이 모두 기업공개(IPO)를 서두르면서 유통 시장에 이어 주식 시장에서도 대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 역시 ‘상장 미션’을 받고 지난 1월 오아시스의 수장으로 낙점된 인물 중 하나다. 회계사 출신인 안 대표는 직전까지 오아시스와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할 정도로 회사 내에서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평가된다.

서울 서초동 오아시스마켓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안 대표는 “상장은 끝이 아닌 회사 성장을 위한 ‘시작’”이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서울·경기권 뿐 아니라 전국을 아우르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상장 자금 물류·신사업에 공격적 투자=최근 시장에서 거론되는 오아시스의 몸값은 3조원 내외다. 지난 2월 전략적 투자자(SI)로서 홈앤쇼핑이 투자할 때까지만 해도 1조200억원의 회사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석 달 새 2배 이상 뛴 것이다. 사업 영역은 다르지만 오아시스마켓(온라인몰)과 매출 규모가 비슷하고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쏘카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기업가치가 2~3조원으로 거론되자 오아시스의 몸값도 덩달아 올라갔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회사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시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몸값을 무리하게 키울 생각은 없다”며 “마지막 투자를 받을 때 1조2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주관사 역시 그 정도 가치를 인정해 투자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상장이 ‘목표’가 아닌 성장을 위한 ‘시작’이라고 단언했다. 오아시스마켓이 지금처럼 서울·경기권 소재 90만 회원을 대상으로만 영업을 하려고 했다면 굳이 상장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오아시스는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이기 때문에 당장 돈이 필요한 회사는 아니다”면서 “상장은 더 멀리 오래가기 위한 발판을 다지는 초석”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 대표는 상장을 계기로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경기권 고객만이 아닌 전국 고객들을 위해 물류센터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그는 “서울·경기권에 집중된 물류센터를 지방권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울산광역시 언양 쪽에 물류센터를 확보했고, 전남권은 익산 지역을 중심으로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경상권까지 새벽배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조만간 전남권 물류센터까지 확보하게 되면 오아시스는 전국구 새벽배송 업체가 될 수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신선식품 쪽에 집중된 오아시스마켓의 제품군을 비신선 제품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아시스는 최근 문을 연 의왕 물류센터를 통해 비신선 제품군을 일부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경쟁사인 쓱닷컴이나 마켓컬리처럼 종합몰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안 대표는 “최근 ‘신선을 지배하는 사람이 물류를 지배한다’는 말이 생길만큼 신선식품 쪽 구매패턴은 일반 기호식품과 전혀 다르다”며 “비신선·비식품쪽 카테고리는 늘려가겠지만, 유기농 신선식품을 구입하는 우리 고객들이 주로 찾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확장해 우리의 정체성은 지켜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의 최대 강점은 ‘기술력’=오아시스의 IPO 시점이 경쟁사인 쓱닷컴과 마켓컬리 등과 비슷하다보니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오아시스 입장에선 부담일 수 밖에 없는 터. 이에 안 대표에게 경쟁사 대비 오아시스의 강점을 알려달라고 하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바로 ‘기술력’이라는 답변이다.

안 대표는 “오아시스는 겉으로 봐선 유통회사 혹은 물류회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물류와 유통만 가지고는 새벽배송 시장에서 승산이 없다”며 “오아시스의 최고의 경쟁력은 ‘오아시스 루트(OASiS ROUTE)’로 대표되는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 루트란 오아시스마켓이 기획하고 지어소프트가 개발한 전용 물류 시스템으로, 지난해 상반기 3개의 특허를 획득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오아시스가 경쟁사와 달리 대규모의 물류센터 투자없이 합포장(고객이 고른 물건을 하나의 박스에 포장)해 배송하면서도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건 바로 ‘오아시스 루트’ 프로그램 덕분이다.

그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물류를 개발하다 보니 물류센터를 추가할 때 대규모의 물류투자 대신 소프트웨어 복제만 하면 되기 때문에 극도의 효율화가 가능했다”며 “‘물류=오아시스’라는 공식이 통용되면 오아시스 루트를 상용화 해 수익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스를 적재하는 로봇 팔에 들어가는 AI(인공지능) 기술이나 자체 개발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역시 경쟁력이 있다“며 ”이같은 기술력 을 통해 오아시스는 미래에 테크(Tech) 물류 컨설팅 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오아시스의 두 번째 경쟁력으로 자사 온라인몰인 ‘오아시스마켓’의 높은 고객 만족도로 인해 재구매율이 월등히 높다는 점을 꼽았다. 최근 오아시스가 외국 컨설팅사에 순고객추천지수(NPS)를 의뢰한 결과, 타 유통사에 비해 25~50점 이상 점수가 높았다. NPS는 소비자 설문 조사를 통해 도출하는 기업의 고객 만족도로, -100~100의 점수로 표기된다.

오아시스의 NPS는 25.2로, 올해 같이 IPO를 계획 중인 쓱닷컴(-8.1), 마켓컬리(-19.2)보다 각각 33.3점, 44.4점 높았다. 다른 주요 유통사인 네이버(-18.4), 쿠팡(-2.6), 이마트(-12.9) 등보다도 30점 이상 높았다. 이에 따라 방문 대비 구매율이 20%에 이른다. 즉 5명의 고객이 방문하면 그중 1명 이상은 반드시 물건을 구매한다는 뜻이다.

다만 오아시스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에 비해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는 점은 매우 뼈아프다. 오아시스의 회원 수는 무료 회원인데도 90여만명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쓱닷컴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확보한 유료 회원만 300만이고, 마켓컬리는 최근 회원 1000만명 돌파 기념 이벤트를 벌였다. 안 대표는 ”90만명의 회원으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는 사실 한계가 있다“며 ”IPO 이후 유입되는 신규 자금을 신규 회원 유치에도 적극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년 300만 회원 목표…매출 ‘지금의 4배’=오아시스의 적은 회원 수는 생각하기에 따라 ‘한계’가 아닌 ‘기회’로 볼 수 있다. 판관비를 극도로 조절해 온 오아시스가 본격적으로 회원 모집에 나선다면 그만큼 회원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아시스는 90만 회원으로 지난해 3560억원의 매출과 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회원 수가 늘면 매출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안 대표 역시 ”우리 고객들의 방문 대비 구매율이 경쟁사에 비해 월등히 높고, 객단가 역시 높은 편“이라며 ”회원 수가 늘어나면 매출과 수익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오아시스 내부적으로는 IPO 이후 오는 2024년 하반기까지 오아시스마켓의 회원 수가 지금의 3배 이상인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는 오아시스가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를 가정한, 보수적인 숫자다. 만약 오아시스가 신규 회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더 빠른 속도로 회원이 늘 것이라는 게 안 대표의 예상이다. 계획대로 오아시스마켓의 회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서면 오아시스의 매출은 지금의 4배인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안 대표는 ”오아시스는 이미 물류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으로 판관비 비중을 최대한 줄여 극도의 효율화에 성공했다“며 ”산업 수명 주기 이론 상 도입기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흑자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아시스가 이론상으로도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도입기에 들어가고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 회원 수가 300만, 500만, 1000만명으로 늘어난다면 매출 성장세가 빠르게 확대될 수 밖에 없다“며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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