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생협’ 간판 뗀 오아시스…변신엔 이유가 있다
2013년 ‘우리생협’과 위탁판매 계약
10년간 발목 잡아온 생협사칭 논란
“이제부턴 간판에 안쓴다” 결정
MFC·옴니채널로 활용 물류 관리
내달 서울 목동 AI무인매장 오픈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오아시스마켓이 ‘전국구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코스닥 상장 준비에 나서자 일부 논란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생활협동조합(생협) 사칭 논란이다.

5대 생협연합회가 최근 기자회견까지 자처하며 ‘오아시스가 10년 간 생협을 사칭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와 관련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는 “외부에서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유수의 로펌을 통해 법률 검토가 끝난 부분”이라며 “사실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가 생협 사칭 논란에 휩싸인 것은 현행법상 ‘00생협 위탁판매자’ 명칭의 사용 여부에 대해 어떤 규정도 없기 때문이다. 오아시스의 전신이 경기도 광주시에 본사를 둔 ‘우리생협’ 경영진이 2011년 설립한 우리네트웍스이고, 지난 2013년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우리생협과 위탁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때 매장 간판에 점’라고 적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물론 지금은 대주주가 지어소프트(지분율 68.95%)로 바뀌고, 사명 역시 오아시스로 변경됐지만, 오아시스는 아직까지 생협 사칭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법 조항이 미비하다 보니 행정조치나 법원의 판단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협연합회 역시 잊을만하면 ‘오아시스의 생협 명칭이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며 여론을 환기시키도 한다.

이에 안 대표는 최근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오아시스 오프라인 매장 간판에 ‘생협’ 명칭을 아예 삭제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지금 우리는 회사를 키우는 데 총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괜히 10년 묵은 논란에 우리의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게 내부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지난해 7월부터 신설한 매장들은 ‘우리생협’이 빠진 ‘오아시스(OASiS)’로만 간판 명칭을 기재해 왔다”며 “오아시스 매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예전보다 높아진만큼 내부적으로 매장 간판에 생협 명칭을 굳이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오아시스의 오프라인 매장은 더 이상 생협 위탁판매점으로서의 기능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선 매장을 통해 오아시스의 주력 사업인 온라인몰 ‘오아시스 마켓’의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도심형 물류거점(MFC)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옴니 전략을 통한 탄력적 재고 관리에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특히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해 무인매장도 계획 중”이라며 “내달께 오아시스의 첫 무인 매장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아시스는 오는 6월 서울 목동에 자사의 AI(인공지능) 기술과 물류 시스템, 피킹&패킹 노하우 등이 총 망라된 무인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이 계산대에 물건을 올려놓기만 하면 자동 인식 및 결제가 되는 매장이다. 편의점처럼 고객이 직접 바코드를 찍고 카드 결제를 할 필요가 없어 IT(정보기술)에 약한 중장년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오아시스의 쪼개기 상장 논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쪼개기 상장은 회사 내 알짜 사업부를 회사와 별도로 쪼개서 상장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사실 오아시스는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알짜 사업부가 아니었다”며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내부의 반대가 많아서 별도 법인으로 시작했고, 오아시스가 주목받은 지도 사실 3~4년 밖에 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운 오리새끼가 10여년 간 노력 끝에 겨우 백조가 된 케이스라 사실 쪼개기 상장 이슈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