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9일 오후 6시 청와대를 빠져나온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속에서 대통령으로써 마지막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께 마지막 '퇴근'을 했다. 청와대 직원들은 청와대를 빠져나가는 문 대통령을 향해 "사랑한다"고 외쳤고, 꽃다발을 전해주기도 했다. "사랑한다"는 직원들의 환호에 문 대통령은 "잘 살겠다"고 화답했다. 일부 직원들은 문 대통령의 퇴근을 아쉬워하며 울먹였고, 문 대통령은 직접 직원의 등을 두드리며 다독여주기도 했다.

청와대 정문을 빠져 나온 문 대통령은 청와대 분수대까지 걸어갔다. 정문앞에서는 시각장애인 모녀가 주민 대표로 문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초대 비서실장과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도 문 전 대통령을 맞았다.

분수대에 도착한 문 대통령 부부는 연단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 환호에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시 출마할까요?"라는 말로 웃으며 임기 마지막 연설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저는 업무가 끝나는 6시에 정시 퇴근을 했다"며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동시에 마지막 퇴근이 됐다. 하루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아니라 5년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정말 홀가분하다"며 "게다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 주니 저는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며 "여러분들 덕분에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 또 여러분들 덕분에 임기 중에 여러 차례 위기들이 있었지만 잘 극복할 수 있었고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떠나는 문 대통령 내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인근 주민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로서 청와대 대통령 시대가 끝난다"며 "특히 효자동 청운동 신교동 부암동 북촌 삼청동 인근 지역의 주민들께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대통령이 있는 대한민국의 심장이라는 그런 긍지와 보람을 가지셨을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교통 통제 때문에 그리고 또 집회 시위의 소음 때문에 불편이 많으셨을 것"이라며 "역대 대통령들을 대표해서 특별히 인근 지역 주민들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여러분 제가 성공한 대통령이었나?"라고 물으며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 여사는 "대통령님과 함께 마음 졸이며 우리나라의 발전과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한국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시는 여러분들이 함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가정의 평화와 어린 아이들이 정말로 행복하고 미래를 뛰어놀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는 그런 나라를 위해서 여러분들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양산에 가서 노력하겠다"며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를 지나며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서울 모처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경남 양산 사저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