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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찌도 빠진 가짜”…‘대체 가죽’ 스타트업 580억 ‘잭팟’
비트로랩스, 시리즈A 투자 성료
가죽 조직 복제해 세포 배양 가죽 만들어
대형 명품 그룹 ‘케링’ 참여 눈길
잉바르 헬가손(Ingvar Helgason) 비트로랩스 CEO. [비트로랩스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가짜 가죽’이 대세다. 송아지, 어린 양, 새끼 사슴의 부드러운 가죽을 ‘최고급’으로 치던 글로벌 명품 그룹도 대체 가죽 투자에 들어갔다. 대체 가죽 제조 스타트업이 6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다.

4일 대체 가죽 제조 스타트업 ‘비트로랩스(VitroLabs)’는 약 582억원(46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명품 그룹 케링(Kering),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IT·바이오 전문 벤처 캐피털 코슬로 벤처 등이 참여했다. 비트로랩스는 설비를 확장해 이번 봄부터 시범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비트로랩스는 동물 가죽 조직을 복제해 세포 배양 가죽을 만드는 회사다. 최근 유행하는 ‘비건(Vegan) 가죽’의 상당수가 합성 피혁이나 선인장, 버섯 등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다. 비트로랩스의 가죽은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가죽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비트로랩스는 2016년부터 연구를 진행한 결과 높은 질의 대체 가죽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케링 그룹이다. 케링은 구찌,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생로랑 등 최고급 브랜드를 거느린 명품 패션 그룹이다. 대형 명품 패션 그룹이 대체 가죽 업체에 투자한 첫 사례라고 비트로랩스는 설명했다. 케링은 제품 품질 테스트, 태닝 및 마감 처리 지원을 위한 파트너십도 지속하고 있다. 케링이 지난해 모피 사용을 전면 중단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체 가죽 산업 양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잉바르 헬가손 비트로랩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가죽의 대체 소재를 개발하는 회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비트로랩스가 ‘배양’한 동물 가죽은 업계, 장인, 소비자가 가죽에 대해 알고 사랑하는 생물학적 특정을 보존하는 동시에 기존 가죽 제조 공정의 환경적·윤리적 해로움을 제거한다”고 말했다.

동물 가죽을 사용한 패션 제품이 ‘동물 학대’라는 논란이 일면서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1년 95개 기업이 약 1조 2412억원(9억 8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직전 해의 2배에 달한다. 한국에서는 SK네트웍스가 지난 14일 버섯을 사용해 대체 가죽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 마이코웍스(MycoWorks)에 약 252억(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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