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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우스 인사이트] 인플레이션 大소동극, 1막의 마무리 국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미국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음주로 다가왔다.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고, 3월의 0.25%포인트보다 큰 0.50%포인트의 인상이 예상된다.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는 6월에도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탭’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올려서 경기를 망치고 싶은 중앙은행은 없겠지만, 금리 인상 이후에는 경기 침체가 뒤따라오게 마련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대표되는 경기의 과열을 막고, 실물경제에는 큰 데미지를 주지 않는 이상적인 금리 레벨을 통상 중립금리라고 부르는데, 이를 선험적으로 알 수는 없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 과정에서의 실물경제지표와 금융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적정 금리 수준을 사후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따름이다.

직전의 긴축 국면이었던 2018년 하반기를 돌아보면, 당시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기금금리(정책금리) 2.0%, 10년만기 국채수익률 2.9% 수준에서 큰 발작을 일으켰다. S&P500지수가 19.7%나 하락하면서 비명을 질렀고, 연준의 긴축 사이클은 연방기금금리 2.5%, 10년물 국채 3.25%선에서 마무리됐다.

이런 점에서 보면 빅스탭이건, 자이언트스탭이건 연준은 빨리 금리를 올려야 한다. 최근 미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18년 하반기와 비슷한 2.9%대까지 올라가 있지만, 정책금리는 아직도 0.50%선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결정되는 장기금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등을 반영해 이미 뜀박질을 했는데, 중앙은행이 정하는 정책금리는 지난 3월부터에서야 올리기 시작해 아직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당장은 연준이 정책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더라도, 시장금리의 상승 폭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시장 금리가 연준의 의중을 반영해 움직이기 보다는 연준이 시장의 행보를 뒤늦게 따라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기는 하다. 인플레이션 위협이 직전 긴축 국면이었던 2018년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다.

또한 연준이 강력한 긴축 정책을 쓴다고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약하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경제의 수요에 영향을 줄 따름이기 떄문이다. 경제의 과잉수요에서 비롯되는 물가 상승 압력을 금리 인상을 통해 약화시키는 것이 긴축 정책의 본질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과 중국의 봉쇄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은 모두 공급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들이다. 연준이 전쟁과 중국의 정책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 강력한 긴축을 통해 수요 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자극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공급 사이드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이 국면에서 연준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자신들이 통제하기 힘든 공급 사이드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심각한 경기 침체를 유도하는 것말고는 없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매우 힘든 결정이고, 그 결단의 시기는 금년 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연준의 선택도 유동적일 것이다. 1월 FOMC 회의록에 등장한 ‘nimble(날랜, 민첩한)’ 이라는 단어처럼 말이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코로나19 이전 레벨인 1.75%에 근접하기 이전에는 통화정책과 관련해 큰 불확실성은 없다고 본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시장의 집단지성을 중앙은행이 사후적으로 추인하는 절차에 불과하고, 미국의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징후도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추가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긴축 국면보다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훨씬 높은 레벨이고, 시장금리도 당시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S&P500지수의 최근 조정 강도는 13.0%에 그치고 있다. 2018년 하반기에는 20% 가까운 조정세가 나타났다. 매우 빠른 기준금리 인상, 시장금리의 완만한 상승, 주식시장의 추가 조정 정도로 작년부터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 대소동극의 1막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공급난의 지속 여부와 질적으로 새로운 의사결정에 직면한 중앙은행의 선택이 중기적인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 그 중간 시기는 작년 하반기부터 나타났던 금리 상승, 주가 조정이 일시적으로 되돌려지는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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