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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목표주가 ‘버블버블’…삼성전자 괴리율 50% 넘어
1분기 ‘깜짝’ 실적에도
인플레·긴축·中봉쇄에
이익증가 둔화세 뚜렷
“수치보다 방향성 중요”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반도체 업황 불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 대들보들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보다 주가가 더 빠르게 빠지면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와 시가의 괴리율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괴리율은 50%를 넘어섰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요 종목을 중심으로 증권사들의 목표가 하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9만8000원으로, 1년 전(10만5652원)보다 7% 가량 빠졌다. 같은 기간 주가는 20.8% 급락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눈높이가 낮아졌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더 아래를 본 셈이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율은 50.8%까지 치솟았다.

경쟁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연초만해도 지난해 4분기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낸데다 낸드플래시 분야 경쟁력 강화 기대 등에 힙입어 주가가 오르고 목표주가도 줄상향됐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이달 들어 16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는 10만원선으로 내려앉았다.

목표주가는 상장사들이 발표한 실적을 기반으로 증권사 연구원들이 앞날의 이익을 분석·전망해 결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업황 비수기라는 1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목표주가가 낮아진다는 것은 앞날이 밝지 않다는 우려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내다본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19% 가량 증가한 61조원 수준이다. 2020년 30%, 2021년 43%였던 증가율을 떠올리면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역량을 쏟고 있는 파운드리 4nm 최신 공정 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대만 경쟁사인 TSMC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020년 84.3%, 2021년 147.6%의 놀라운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예상 증가율은 34.7%로 뚝 떨어진다. 더군다나 2022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보다 소폭 낮아지면서 감익 추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확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미국의 긴축 강화 등 굵직한 악재로 경기 침체에 따른 IT수요 둔화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엔비디아 등 다른 나라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황 자체가 어두우니 개별 종목이 빛날 수 없는 형국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태도는 더욱 매파적으로 변했고, 중국의 봉쇄는 길어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에너지에서 농산물과 식료품, 주택 렌트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괜찮다'는 말보다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구체적 시그널들이 더 간절하다”고 밝혔다.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율이 벌어졌다고 해서 주가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를 하는 건 금물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가 상승이나 경제 상황 등을 반영해서 목표주가가 계속 내려가는 흐름”이라며 “목표주가는 그 자체보다 방향성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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