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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균의 함정’에 빠진 보험업계…보험료 인하 여론에 난감하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보험업계가 여론과 금융당국으로부터 보험료를 인하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 간 편차가 심해 인하 여력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생명보험사들에게 보험료 산정체계 점검을 촉구했다. 보험사들이 과거 저금리를 이유로 보험료를 올렸는데, 최근 금리가 올라가고 있음에도 보험료를 낮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보험료를 낮출 여력이 생긴다. 통상 예정이율을 0.25%포인트(p)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보험사에게 호재라 평가되는 금리 상승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보유 채권 가치를 하락시켜 지급여력(RBC) 비율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급여력 비율은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자본이 얼마나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RBC 비율은 246.2%로 1년전(274.9%) 대비 하락했으며, 금리 상승이 더 가팔라진 1분기에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정 기준(100%)이나 당국 권고치(150%)에 비하면 여전히 평균적으로는 많이 높은 수준이지만, 업체별 사정이 천차만별이라는 게 문제다. 삼섬생명·화재, 푸르덴셜생명, 라이나생명, 교보라이프처럼 300%를 넘는 곳도 있지만, 10여개 보험사는 200% 미만으로 2분기에는 법정 기준 아래로 떨어지는 곳도 나올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지난해 4분기 보험업계에서는 일부 보험사를 중심으로 2조2000억원의 현금배당을 한 반면, 다른 보험사들은 배당도 줄이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자본 확충에 열을 올리는 상반된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본 확충이 필요한데 보험료를 인하하라는 요구까지 받아들어 난처한 상황”이라 말했다.

자동차보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398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4년만에 흑자를 기록했고, 당국의 요구에 따라 이달부터 대형사를 중심으로 보험료를 인하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대형4사(삼성, 현대, KB, DB)는 4929억원의 이익을 거둔 반면, 나머지 중소형·온라인 8개사는 948억원의 적자를 봐 6000억원에 가까운 차이가 난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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