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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경상수지 ‘쌍둥이 적자’ 가능성…대외불안 요소 많아 韓 경제 설상가상
쌍둥이 적자 현실화되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경제가 저성장 속의 고물가로 ‘슬로플레이션’ 또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처해 있는 가운데 재정과 경상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 석탄, 가스 등 에너지를 비롯한 곡물가격이 요동하면서 글로벌 경제 둔화와 맞물려 복합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수출이 버티고 있지만, 문제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수출 경기가 하강할 가능성이 있고, 동시에 원자재 수입도 증가하면서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여기에 서비스 및 자본 수지를 합한 경상수지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재정수지가 만성적 적자 상태에서 경상수지마저 적자를 기록할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쌍둥이 적자’를 맞이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62억8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414억84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5.5% 늘었다. 따라서 에너지를 중심으로 수입액이 더 많이 늘면서 무역적자는 51억9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4월 20일까지 연간 누계 무역수지는 91억57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무역수지가 77억6900만달러 흑자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무역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연간기준 무역적자를 기록하면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문제는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수지가 핵심인 경상수지 역시 이르면 4월에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경상흑자 규모는 18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흑자폭이 49억7000만 달러나 축소됐다.

여기에 경제 충격을 막아줄 재정도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올해 70조8000억 원으로 적자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재정수지는 이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통합재정수지가 4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라 살림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재정수지’에 이어 대외 지불 능력을 보여주는 ‘경상수지’까지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몰아치는 상황에서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쌍둥이 적자’를 기록할 경우 경제 펀더멘털과 거시건전성이 위협받으며 대외신인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급격한 원화 약세(환율 상승)도 이의 한 단면으로 리스크 관리가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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