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도 크게 감소했다. 다만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을 이용한 '메신저 피싱'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1682억원으로 전년 2353억원 대비 671억원(28.5%) 감소했다. 정점을 찍었던 2019년 6720억원에 비하면 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피해자 수 역시 2019년 5만372명에서 2020년 1만8265명, 지난해 1만3204명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사기활동이 위축됐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다만 메신저 피싱은 급증하고 있다. 메신저 피싱 피해액은 991억원으로 전년(373억원) 대비 165.7% 증가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8.9%에 달한다. 비대면 채널 이용이 증가하면서 사기수법이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는 대출을 해주겠다며 사기를 치는 '대출 빙자형'이 전체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했는데, 전체의 3분의 1로 줄었다. 피해금액은 521억원으로 2019년(4506억원), 2020년(1566억원) 대비 대폭 감소했다.

기관사칭형도 피해금액 170억원으로 2019년(1872억원), 2020년(414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나 재난지원금, 대선 여론조사 등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주제를 이용한 수법이 성행했다. 백신접종 예약 인증이나 방역증명서 발급을 빙자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하거나 URL주소를 보내 원격조종앱 설치를 유도하는 등의 방식이다.

지난해 보이스피싱의 또 다른 특징은 증권사를 통한 피해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증권사 피해액은 220억원으로 전년(90억원) 대비 144.4% 증가했다. 반대로 은행을 통한 피해액은 1080억원으로 전년(1745억원) 대비 38.1% 감소했다.

고령자의 피해 비중이 높아진 점도 특이점이다. 60대 이상의 피해액은 614억원으로 전년(686억원) 대비 줄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로 전년(29.5%) 대비 상승했다. 40·50대 의 피해금액은 873억원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했고, 20·30대는 173억원(10.4%)이었다.

금감원은 메신저 피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주요 사기 수법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