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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도내라” vs. “폐지하라”…尹정부, 2·4주택공급대책 계승할까
尹당선인, 민간 중심 주택공급 확대 강조
‘공공 주도 공급’ 계속 추진 두고 의견 갈려
인수위 측 “부동산 입장 어느 정도 정리”
주택 250만 공급 그림 우선 제시할듯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3080+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돼 살기 좋은 동네로 변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3080+ 사업을 새 정부에서 완전히 폐지해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운영 중인 ‘국민이 당선인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 주도 공급대책을 두고 상반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시행한 지 1년 조금 넘은 2·4주택공급대책을 계속 추진해야 하는지를 두고 맞붙었다. 한쪽은 속도감 있는 추진을 주문했고 다른 한쪽은 전면 폐기를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민간 중심의 주택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새 정부가 2·4대책을 어디까지 계승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는 이번주 주요 부동산 정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새 정부의 국정과제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다음주부터 가능하면 1일 1브리핑 형태로 주요 정책과제를 발표하겠다”면서 “특히 부동산 관련 인수위 입장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됐고 취합 단계다. 최종 컨펌만 남았다”고 전했다.

부동산 TF는 그간 다른 분과에서 수시로 정책을 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렇다 할 공약 시행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당장 다음달 11일부터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가 사실상 유일하다. 개별적인 부동산 정책 발표가 시장 변동성과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종합계획을 마련한 뒤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영향이다. 이 가운데 정책 발표를 예고한 것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얼개가 어느 정도 마련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업계는 새 정부가 출범 초반부터 무리하게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걸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규제 완화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부동산 정책을 진두지휘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신중론’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에 윤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주택 250만가구 공급’에 대한 그림이 우선적으로 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공급 목표의 상당수가 공공택지 개발로 돼 있다. 국토부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토지를 대상으로 공공택지 개발 가능 부지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새 정부가 결심만 세우면 언제든 발표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이 2·4대책을 얼마나 따를 것이냐도 관심사다. 재건축·재개발과 관련해선 제도 개선을 통한 민간 주도 방식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시범사업에 대한 행정지원 등 최소한의 선에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인수위는 윤석열표 주택공급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국토부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도심 주택공급 실행 TF는 꾸렸는데 서울시도 민간 쪽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공공 주도 공급정책은 추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선 이후 서울시내 14개 재개발 구역 주민은 ‘공공재개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취지의 단체 반대행동을 나서기도 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새 정부가 민간 주도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라 공공 주도의 2·4대책은 사실상 추진동력을 잃었다”며 “시범지구로 지정된 곳은 계속 진행하겠지만 예비후보 등은 지정 취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공공 주도 공급이라는 공급모델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수익성이 낮아 민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온 지역에는 공공주도 공급계획이 해답이 된다”면서 “기존 모델을 무작정 폐기하기보다는 적절하게 수정 반영하는 등의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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