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르포]“추진위원 모십니다”…일산 아파트 단지는 지금 ‘단결’ 중[부동산360]
단지마다 ‘재건축 추진’ 대화방 개설
재건축 기대감에 매물 줄고 호가↑
리모델링-재건축 사이에서 잡음도
최근 재건축 기대감 속에 매매 신고가를 경신한 경기 일산 서구 일산동의 후곡마을9단지의 모습. 유오상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주 후곡마을 단지뿐만 아니라 인근 문촌, 호수 등 단지 소유주분들이 모여 통합 재건축 논의를 했습니다. 이미 추진위 모집을 시작한 단지가 있고, 예비안전진단을 위한 최저 동의 비율을 넘긴 단지도 있는 상황입니다. 주변에서 일산이 요즘 난리라고 하니 주민 호응도 좋습니다.”

일산 서구 일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황모(61) 씨는 최근 재건축 추진위원회 가입을 결정했다. 이전부터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최근 소유주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 생기고 추진위 설립을 추진하면서 사업에 진척을 보인 것은 최근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단지별 논의뿐만 아니라 주변 단지와의 통합 재건축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지마다 속도 차이는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단지가 각자 대화방을 만들어 재건축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새 정부의 재건축·리모델링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탓에 대표적 1기 신도시인 일산 주민들의 재건축 기대감도 커졌다. 일찌감치 재건축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추진위 구성에 나선 30년 이상 노후 단지들에 이어 이미 리모델링 사업에 나섰던 단지 내부에서도 재건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후곡마을 주요 단지들은 최근 일제히 재건축 추진위 모집을 시작했다. 10단지 입주자대대표회의는 최근 공개적으로 오는 5월까지 재건축 추진위원 모집을 받기로 했다. 인근 9단지 등 다른 단지 역시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추진위 설립을 위한 예비조사에 나섰다.

일산 아파트 단지 소유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같은 1기 신도시인 분당과의 가격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활용해 재건축에 나서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진위 관계자는 “분당은 이미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모여 연합회를 만들어 실력 행사에 나섰는데, 같은 방식으로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공약을 요구할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시장 권한으로 가능한 ‘용적률 300%로 상향’ 등의 요구사항이 정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간 재건축 규제를 피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던 단지 사이에서는 “지금이라도 재건축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잡음도 나오고 있다. 이미 재건축 사업을 위한 조합 설립 절차에 나섰던 일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최근 재건축 추진위 설립을 위한 소유주들의 단체 대화방이 만들어지면서 기존 조합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한편, 부동산 거래 시장은 소유주들의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며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후곡마을 9단지의 경우 지난달 말 전용 84㎡가 기존 신고가보다 1500만원 높은 8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기록을 경신했다. 인근의 문촌9단지 역시 최근 전용 42㎡가 4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일산동의 한 공인 대표는 “1기 신도시 특별법을 공약으로 내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탓에 이미 주변 단지들이 모여 통합 재건축을 위한 소통방을 만든 상황”이라며 “재건축을 기대하는 소유주들은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였다. 반면 매수자들은 올라간 호가에 매수를 더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