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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서울아파트 경매낙찰가율 96.3%…두달 연속 100% 미달
응찰자 수도 5.04명으로 줄어
지분 매각건 등이 하락세 주도

#. 이달 서울 아파트 마지막 경매가 있었던 30일 오전 서울북부지법 경매4계. 아파트 두 채에 대한 경매가 예정돼 있었는데, 감정가 9억9000만원인 노원구 월계동 ‘녹천역두산위브’ 85㎡(이하 전용면적)는 응찰자가 한명도 없어 유찰됐다. 또 다른 아파트인 성북구 정릉동 ‘풍림아이원’ 115㎡의 경매는 진행되지 않았다. 채권자가 경매를 진행하지 않겠다며 ‘취하’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채권자는 더 이상 담보물건을 경매로 처분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생기면 경매를 취하할 수 있다.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인기가 많이 시들해 졌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두 달 연속 100% 미만을 기록하고 응찰자수도 줄었다. 매매시장에서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매시장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31일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6.3%를 기록해 전월(97.3%) 보다 1%포인트 더 떨어졌다. 두 달 연속 100% 밑으로 빠진 건 2019년 상반기 이후 처음이다. 2019년 상반기엔 전년 발표된 9.13 대책이 효과를 내면서 매매시장은 물론 경매시장도 하락 추세가 나타났다.

이달 경매 낙찰가율은 코로나19사태로 경매법정 자체가 거의 열리지 못했던 2020년 3월(83.3%)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정상적으로 법원 경매가 진행됐던 달을 기준으로 따지면 2019년 7월(95.7%) 이후 낙찰가율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3월 서울 아파트 경매 건당 응찰자수는 5.04명으로 전월(5.37명) 보다 더 줄었다. 올 들어 1월(6.35명) 이후 계속 감소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력한 대출규제로 매매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에 경매시장에서도 인기 지역 물건이 아니면 경매 참여자들이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 상황을 뚜렷한 하락기조라고 설명하기엔 무리라는 게 경매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경매도 매매시장처럼 거래 사례가 많지 않은 가운데, 60억원이상 초고가 아파트 낙찰가율이 많이 떨어졌고, 전달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아파트 보단 지분매각 건이 낙찰가율 하락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지난 22일 경매가 진행된 서초구 서초동 ‘더미켈란’ 269㎡다. 감정가 66억9700만원인 이 아파트는 두 차례 유찰을 거쳐서 이날 52억529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78%에 머물렀다. 지분 거래의 경우 감정가 4억9300만원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e-편한세상’ 40㎡ 지분이 4억183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85% 수준이었다.

반대로 서울 아파트 중 수요가 많은 10억원 대 아파트 낙찰가율은 여전히 대부분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예를들어 이달 23일 서울북부지법에서 경매가 진행된 서울 중랑구 상봉동 ‘건영캐스빌’ 85㎡의 낙찰가율이 100%(감정가 8억6000만원, 낙찰가 8억6012만원)였다.

보다 저렴한 아파트에는 사람들이 더 몰린다. 21일 경매에 부쳐졌던 강동구 길동 ‘우림루미에르’ 81㎡엔 8명이 응찰해 낙찰가율이 124%(감정가 5억7800만원, 낙찰가 7억1700만원)까지 뛰었다. 박일한 기자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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