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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차라리 코로나에 걸리는 게 낫다고?

“우리 부서에서 저 혼자 남았어요” “업무 연락이 필요한 팀이 모두 (코로나) 확진이 돼서 업무 진행이 힘들어요”.

코로나 팬데믹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코로나 괴담은 물론 무용담까지 넘쳐나고 있다. 초기에는 확진자의 동선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확진자 사생활에 대한 억측이 회자됐고, 이후엔 코로나 중증 환자들의 증상이 확대 재생산되며 공포감이 커졌다.

최근에는 우후죽순 늘어나는 확진자 탓에 ‘주변 사람들이 모두 확진자이거나 확진자 가족’이라는 둥,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둥 별의별 말이 다 있다. 일부는 ‘이렇게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해도 안 걸리는 것 보면 나는 이미 (코로나에 걸려) 무증상으로 넘어갔거나 슈퍼면역자’라며 으쓱거리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연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 달여 가까이 30만명을 웃돌면서 누적 확진자 수가 12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현재 5160만여명임을 고려하면 국민 4명 중 1명은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를 경험한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이제 막 정점을 지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수십만명 이상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수십, 수백만이 동시에 앓은 전염병의 기세가 여전하다 보니 남은 자들의 피로도는 쌓일 대로 쌓인 모양새다. 학교 및 직장 동료들이 속속 자가격리로 자리를 비우자 업무 공백이 커진 탓이다. ‘코로나 전에 번아웃(심신 탈진)이 먼저 오겠다’는 불만과 함께 ‘차라리 (코로나에) 걸리는 게 낫겠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요즘 우세종인 오미크론의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미하다 보니 더욱 ‘코로나에 걸리는 게 낫다’는 위험한 생각하는 사람이 느는 듯하다. 적당히 앓는(?) 코로나를 핑계 삼아 꿀 같은 유급휴가 7일을 보내는 게 현명한 게 아니냐는 생각에서다. 이런 대중심리가 확산되면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확진자 마스크’가 인기 상품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코로나를 경험한 사람들은 이들의 푸념에 손사래를 친다. 아무리 코로나 증상이 약해졌다고 해도 후유증을 생각하면 코로나는 걸리는 것보다는 피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보고된 잔기침과 피로, 숨가쁨, 편두통 등은 코로나를 앓았던 많은 사람이 열흘 이상 경험한다. 무증상으로 코로나를 이겨냈던 사람들도 후유증에는 예외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이 안 걸린 사람보다 뇌졸중 위험은 52%, 심부전 위험은 72% 증가한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코로나’라는 어두운 터널을 거의 지나왔다고 생각할 때쯤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공격력(중증도)이 다소 떨어진 듯 보여도 여전히 인류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산적한 일을 피하려고 혹은 집에서 쉬고 싶다고 ‘전염병에 걸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좋은 아내와 건강은 최고의 재산’이라는 영국 속담처럼 당장 몸이 편하자고 내 최고의 재산을 헌신짝 버리듯 팽개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코로나 팬데믹이 정점을 지난 지금이야말로 조금 더 참고, 더 조심해야 이 어두운 터널을 무사히 지날 수 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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