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조합-시공사간 갈등 여전한 둔촌주공…“입주시기 아직 불확실”[부동산360]
15일 공사중단 앞두고 조합원들 답답함 토로
설명회는 예상외로 썰렁
조합 관계자 “2016년 2020년 계약 사이에서 합의점 찾아야”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을 겪고 있는 둔촌주공 아파트가 해결책을 못 찾고 서로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29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공사중단 사유 등을 설명하는 둔촌주공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공사가 사실상 중단 수순에 들어갔다. 조합원들은 입주 시기가 무한정 연기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29일 둔촌주공 모델하우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합원 설명회 현장은 썰렁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조합원들을 상대로 공사기간 지연 사유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실상 4월 15일 ‘공사중단’은 확정된 사안”이라며 “찾아오는 조합원들도 답답함을 토로하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끔씩 눈에 띄는 조합원들은 시공사측에서 마련한 자리에 앉아 공사 기간 지연 사유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모델하우스를 잠시 둘러본 뒤 떠났다. 시공사측 설명에 따르면 모두 600여명의 조합원들이 설명회를 다녀갔다. 설명회가 시작한지 10일이 됐지만 6000여명이 넘는 조합원들 가운데 10% 수준만 참석한 것이다.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을 겪고 있는 둔촌주공 분위기는 여전히 해결책을 못 찾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조합에서 조합원들의 설명회 참석을 막고 있다고”주장하는 반면 조합측에서는 “시공사에 대한 불신이 큰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가지 않은 것”이라고 맞선다.

서로의 주장만을 되풀이할 뿐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에 조합원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설명회를 찾은 조합원 정모 씨는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입주시기가 불명확하다. 재건축 사업이 사람 피를 말린다”며 “내달 15일 공사가 중단되면 언제 다시 재기한다는 보장도 없는 만큼 공사중단 만큼은 말리고 싶어 설명회를 찾았다”고 한탄했다.

다른 조합원 A모씨도 “조그만 빌라로 이사해 살고 있는지도 5년이 되어간다. 왜 내 아파트를 놔두고 월세를 주며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사업을 중단하고 입주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을 겪고 있는 둔촌주공 아파트가 해결책을 못 찾고 서로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29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공사중단 사유 등을 설명하는 둔촌주공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헤럴드경제DB]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이라고 불린다. 강동구 둔촌1동 170-1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지난 2020년 2월 착공돼 현재 공정률 52%, 외관상으로도 건물이 거의 다 올라선 상태로 내년 8월 완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내달 15일 공사가 중단되면 내년 하반기 입주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원 수준으로 공사비를 의결했지만 시공사는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2020년 6월 공사비를 3조2000억원대로 증액하는 내용의 계약을 전 조합 집행부와 체결했다. 이에 대해 현 조합측은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전임 조합장이 공사비를 증액한 만큼 2020년 공사비 증액 계약은 유효한 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1일 조합은 서울동부지법에 5600억원 규모 공사비 증액 변경 계약을 무효로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합과 시공사업단 사이의 갈등이 소송전으로까지 이어지며 사실상 정상적인 분양은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설명회를 나와 조합사무실에서 만난 조합 관계자는 “2016년 계약만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조합에서 요구하는 것은 제3자의 공사비 검증을 통해 2016년과 2020년 계약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자는 것”이라며 “공사가 중단돼 입주가 늦어진다는 사실 만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조합 내부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