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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넘은 5년물 국채금리…이자부담 눈덩이
1년새 두 배 뛴 금리 여파
10년 이어 5년 국채도 8년來 최대
은행·회사채 등 대출시장 곧 반영
가계 소비-기업엔 비용부담 급증
尹 50조 추경·대출완화 ‘설상가상’

10년 만기 국고채에 이어 5년 국채도 8년만에 3%를 돌파했다. 불과 1년새 채권금리가 2배나 급등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정부도 국채발행에 따른 이자부담이 커져 경기부양 여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새 정부가 대출규제 완화에 적극적이어서 추가 금리 상승시 부채부담이 경제 펀더멘털에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은행채(무보증 AAA) 5년물 금리(민평 평균)는 전거래일(2.98%) 대비 8.26% 급등한 3.229%까지 치솟았다.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를 넘은 것은 지난 2014년 6월 이후 8년여만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채 5년물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품의 지표가 된다. 변동금리 상품은 매달 발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따라간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와 카드론 금리 등이 동반 상승해 가계 부담이 커진다.

회사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량 회사채의 기준인 AA-급 3년물과 비우량 투자적격 최하단인 BBB-급 3년물 금리는 이날 각각 3.394%, 9.217%까지 급등했다. 금리 상승과 상환이 동시에 진행되면 저신용등급 기업부터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국고채 5년물과 2년물도 같은 날 각각 2.970%, 2.449%까지 급등했고, 30년물도 2.891%로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 금리와 30년물 금리는 2017년 10월 27일(5년물 2.411%·30년물 2.401%) 이후 4년 6개월여 만에 역전됐다. 단기 국채금리가 장기 국채금리보다 높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통상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증권가에서는 하루만에 채권 금리가 급등한 것을 두고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연준이 최대 네 차례 정책금리를 50bp(1bp=0.01%)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국내 채권 금리를 밀어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0조원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주장하면서 적자국채 발행 가능성이 커진 것도 물량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기준) 이번 금리 상승은 2007년 이후 일간 상승 폭으로 역대 4번째로 컸다”면서 “앞선 세 차례가 모두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효과로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컸던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전례 없는 금리 급등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의 분위기가 당분간 반전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중금리 상승세가 통화당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 국채 물량 부담을 반영하고 있지만 그 속도와 폭 자체가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한다”면서 “하지만 한국은행 등 당국의 조치를 당장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단시일 내에 분위기 반전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 연구원은 “금리 상단에 대한 인식이 확인되기 전까지 매수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되는 내달 10일까지 채권투자를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할 경우 국채 가격 하락과 국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추경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적자 국채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환율도 시장에서 주목할 변수로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장초반 2거래일 연속 122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원·엔 환율도 980원대를 유지하며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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