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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미의 현장에서] 에스엠의 주주가치 개선이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는 2000년 코스닥 상장 당시만 해도 매출이 100억원대였다. 해마다 약 20%의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매출은 7000억원을 넘어섰다. H.O.T.와 S.E.S.를 시작으로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EXO, 최근에는 에스파(aespa)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한 덕분이다. 세계를 이끌고 있는 케이팝(K-POP)의 선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엔터테인먼트시장이 아닌 자본시장에서 에스엠의 평가는 초라하다. 에스엠의 시가총액은 1조7000억원대로, 후발주자인 하이브(12조2000억원대)와 비교하면 턱없이 저평가돼있다. 두터운 아티스트 풀을 기반으로 업계 최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는 성과를 보면 아쉬울 뿐이다.

전문가들은 에스엠이 ‘공개 기업’으로서의 신뢰를 잃어버린 점을 주가 저평가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KB자산운용에 이어 얼라인파트너스까지 소수 주주는 물론 기관투자자들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으나 외부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이다. 특히 라이크기획 문제는 수년째 주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에스엠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 20년 넘게 용역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181억원을 인세로 지급되는 등 현재까지 라이크기획에 총 1427억원이 들어갔다. 지난해 67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보면 수익의 상당 부분이 라이크기획에 들어가고 있다.

이수만 총괄을 필두로 체계적으로 아티스트를 육성,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시스템을 갖추게 된 성과는 당연히 인정받아야한다. 다만 상장사로서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는 면밀히 따져봐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수관계인과의 거래가 공시 의무 사항인 것이 이 같은 이유다.

하지만 에스엠은 수년간 이러한 과정이 전무했다. 회사 경영의 주요 현안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이사진이 이 총괄의 측근으로 구성돼 있는 탓이다. 에스엠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수 있던 것은 이사회가 오랫동안 거수기에 불과했던 영향이다. 이에 얼라인파트너스는 신규 감사 선임이야말로 회사 변화의 첫발로 여기고 이를 제안했다.

기관투자자는 물론 소액주주들이 일제히 얼라인파트너스에 힘을 실어주면서 얼라인파트너스 추천의 감사가 선임될 것으로 전망되자 에스엠은 다급해졌다. 졸속으로 정관 변경을 시도해 감사 선임 막기에 나섰다. 이에 시장은 또 한 번 놀람을 금치 못했다. 곳곳의 반대로 계획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에스엠에 대한 실망감은 더 커진 모습이다.

에스엠은 황급히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시장의 신뢰를 더욱 단단히 쌓겠다고 강조했다. 며칠 후면 주주총회다. 소수 주주가 추천한 감사가 선임될 경우 조금이라도 회사가 변화될 것이라고 주주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에스엠은 대중의 사랑으로 성장한 회사다. 시장에서도 사랑을 받고 싶다면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주주가치 상승은 최대주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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