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하우스 인사이트] 금리인상기, 성장주를 생각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전세계가 물가상승으로 인해 유동성 축소·금리인상의 긴축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와 곡물가격이 급상승했고, 경제제재로 인한 공급망 문제로 확산되며 전세계 주식시장과 크레딧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장은 늘 주시하는 대상을 옮겨가며 위험을 회피하거나 초과수익의 투자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 때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입을 주목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 사태에 시선을 맞추기도 한다. OPEC+에서의 회담결과나 이란핵협정에 과몰입하게도 한다. 주식시장은 그래서 살아있는 경제 배움터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이론들이 정립되어 있고, 또 상황에 맞는 교훈들이 넘쳐난다.

‘금리상승기에는 성장주를 조심하라’라는 교훈도 그 중 하나다. 성장주는 곧잘 듀레이션(투자자금 회수기간)이 매우 긴 채권에 비유되기도 한다. 현금흐름상 당장은 미미하나 먼 미래에 큰 증가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상승은 미래가치 현가화(現價化)에 할인율을 높이기에, 성장주에 직격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뿐만 아니라 투자자금 원천으로서의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높아지며, 모험자본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인지 금리상승과 긴축의 리스크가 커지며 미국과 중국, 한국의 성장주가 큰 폭 가격조정을 받았다. 기술주가 집중되어 있는 나스닥이 고점 대비 저점 기준으로 무려 23%나 급락했고, 메타(-52%), 테슬라(-37.2%), 엔비디아(-40.9%)같은 대형기술주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특히 실적이 뒷받침되기 전에 갓 상장되거나 스팩으로 시장에 발을 내딛은 일부 스타트업들은 주가가 -40~-80%까지 급락하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뤄야했다. 향후 2년간 금리인상이 예정된 가운데, 연준의 첫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급하고 거친 가격조정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분명 오랜 학습의 결과다.

그렇다면 이미 주가가 경기하강을 반영해 크게 하락한 지금, 우린 어떤 고민을 해봐야 할까? 기업이익은 경제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업이 속해있는 산업의 성격별로 민감도는 다를 수 있다.

각국 정부가 차세대 먹거리, 산업의 선도력을 위해 육성의지를 갖거나 경기침체로 자금난에 봉착한 경쟁 신생사들이 무너져 경쟁력이 강화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90년대 경기침체기에 신기술을 장착한 많은 테크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에서도 이런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이번 금리인상기에도 기존 경제학의 프레임을 벗어나 성장할 산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생산의 3요소인 노동·자본·토지를 생각해볼 때, 인건비 상승을 헤지할 수 있는 로봇(블루컬러)과 AI(화이트컬러)산업, 자본을 대신할 수 있는 무형·가상자산 관련산업, 토지를 대신할 수 있는 메타버스, 인터넷 플랫폼 산업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당장의 실적이 보이지 않지만 선명한 지향점을 갖는 양자기술, 친환경기술, XR(확장현실)기술, 자율주행이나 최첨단 방위산업 등은 긴호흡으로 저점 탐색을 해야한다. 이들은 유가나 원자재의 상승에 기인한 원가부담에도 비교적 자유롭다.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시기지만 결국 혜안을 가진 용자(勇者)만이 훗날 수익을 얻을 것이다.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