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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중복사업 정리’ 마침표…매출 4조 종합식품기업 탄생
롯데제과-푸드 7월 1일 합병
빙과 중첩·식품 성적 부진 이유
이커머스 조직도 통합, 일원화
2011년 롯데주류·칠성 합치기도

롯데그룹의 식품계열사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하면서 매출 기준 3조 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식품기업이 탄생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롯데는 계열사 간의 ‘중복 사업 정리’라는 과제도 마무리지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통해 합병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서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오는 5월 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사업 분야로는 롯데제과의 건과·빙과·제빵·건기식, 롯데푸드의 유지·빙과·가정간편식(HMR)·육가공·유가공·커피·식자재·급식이 합쳐졌다. 양사가 합쳐지면서 매출액 기준 CJ제일제당 다음으로 큰 덩치의 식품 기업이 탄생했다. B2B(기업간거래) 비중이 높은 롯데푸드와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시장에 주력한 롯데제과가 만나면서 양사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번 합병으로 롯데제과는 제과 사업 영역 및 인프라 등으로 인한 신사업 진출 한계를 극복하려는 전략이다. 롯데푸드는 기존 내수 중심의 사업에서 8개국에 진출한 롯데제과의 글로벌 현지법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 확대를 도모한다.

아울러 양사는 각각 운영되던 이커머스 조직도 통합, 일원화한다. 자사몰 통합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종합 온라인 식품몰로 확대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온라인 사업 전략 컨설팅을 통해 전용 물류센터를 검토하는 등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각종 조직 및 구매, IT 등 인프라를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 이원화된 물류 채널도 통합해 더 크고 효율적인 물류망을 구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납품 채널 입점과 원자재 구매 부문에서도 협상력도 높아지게 된다. 장기적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 하면서 롯데그룹 식품사는 분유부터 HMR, 주방 식품, 실버푸드까지 전 연령, 전 생애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합병 배경에는 ‘빙과 사업 중복’과 ‘식품 사업 성장 둔화’가 꼽힌다. 특히 롯데푸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만큼 성적이 부진했다. 롯데제과도 400억대를 유지하던 영업이익이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300억대로 급감했다.

합병 이후 우선 과제는 빙과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이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30.7%, 빙그레 27.8%, 롯데푸드 14.8%, 해태아이스크림이 12.7% 순으로, 2020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빙그레·해태 연합의 점유율은 40.5%까지 뛰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하면 롯데그룹의 점유율은 44%를 넘어서 빙그레를 넘고 다시금 시장 1위 자리를 뺏어올 수 있게 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으로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는 숙원 사업이던 중복 사업 정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동안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들은 중복 사업으로 인한 고충이 컸다. 한 지붕 밑에 있어도 겹치는 사업군에서는 경쟁사와 다를 바 없어 불필요한 비용을 낭비해 왔다는 것이다. 수차례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계열사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10년 전에는 그룹 전체 계열사가 70여개에 이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십 여년 전부터 계열사 중복 사업 정리에 들어갔다. 지난 2011년에는 음료 사업 부문인 롯데칠성과 롯데주류가 합병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그동안 겹치는 사업으로 여러 제한이 많았다”면서 “합병을 통해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더 나아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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