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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관광객 성지되겠죠”…큰 장에 들뜬 靑 인근 상권
용산 이전, 삼청동 일대 분위기는
북촌·서촌 일대 “대형호재 만났다”
발빠른 투자자 상가매수 문의 급증
상가주인들 매물 거두고 호가 높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국민들에게 개방되는 청와대 인근이 관광 명소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상권의 확대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으며, 매도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당선인 집무실과 청와대 전경. 박해묵 기자

“청와대 뒷산이 개방되면 우리나라 수백만 등산인구가 가만 놔두겠어요. 계속 서울에서 지방에서 몰려올테고, 그럼 등산 끝나고 밥 먹고 술 한잔 하니까 관련 식당들이 많아지겠죠. 개방된 청와대를 보려는 인파 또한 늘어날 것이고요. 확실히 상권은 흥할겁니다.”(삼청동 A공인 대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공식화하고 청와대를 개방하겠다고 밝힌 다음날, 삼청동과 가회동 일대 부동산이 장밋빛 전망에 감싸였다. 북한산과 북악산의 출입통제 지역이 함께 풀리면 등산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개방된 청와대를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발생하는 식도락 수요가 지역 상권을 오랜 침체의 늪에서 끌어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청와대 이전이 침체된 현장의 부동산 분위기를 일거에 반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청동·가회동 상가들은 공실이 오랜기간 채워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A공인 대표는 “월 300만원 받던 월세를 150만원으로 절반 낮추니까 식당이었던 자리에 갤러리 임차인이 하나 맞춰졌다”면서 “파격적으로 임대료를 낮추지 않으면 아무도 안 들어오려고 하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때문에 상인들은 청와대 이전을 공약한 5월10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눈치다. 한 카페 사장은 “정말로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기고, 여기를 개방하고,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길에 보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인수위 사람들 몇명이 식당을 순회한다고해서 매출이 오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미리 목 좋은 상가를 선점하려고 행동에 나섰다. 대체로 투자자들은 향후 주거지 개발 보다는 늘어난 관광객들로 인한 상권의 확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청와대 이전으로 인해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이곳은 기본적으로 1종 주거지역인데다 한옥보존 지역 등 문화재 보존지역이라 아파트와 오피스빌딩을 짓는 것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나 오피스를 지으려면 주차장 때문이라도 최소 지하 3층은 파야한다. 그런데 기왓장 한 장이라도 나오는 순간 공사는 올스톱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대부분의 매수인들은 주택보다는 상가 구입을 문의해온다. 효자동 B공인 관계자는 “근처에 있는 익선동이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되며 추진되던 재개발이 무산되고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가 조성됐듯이 이 지역도 재개발 사업보다는 아기자기한 상가들이 많이 들어설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전망했다.

통의동 C공인 관계자도 “오늘만 10명이 넘게 찾아와 상가를 물어봤다”며 “그 중 2건은 계약금 입금을 바로 앞두고 주인이 갑작스럽게 가격을 크게 높여 무산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저금리 속에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서촌 일대 상가와 꼬마빌딩들의 가격이 치솟았지만 대통령의 깜짝 발표로 대형호재를 만난 만큼 땅값이 또한번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옥인동 D공인 대표는 “2~3년 전만 해도 3.3㎡당 5000만원 수준이던 이면도로 상가들이 최근 7000만원으로 올랐다”며 “그 마저도 주말에 청와대 이전소식이 들려오자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이전으로 땅값 상승은 이제 제대로 시작이라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이민경·서영상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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