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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이 지난 13일 폐막했다. 대한민국 장애인을 대표해 6개 직종 30명의 선수가 대회에 참가해 세계 선수들과 기량을 겨뤘다. “올림픽에서는 영웅이 탄생하고, 패럴림픽에는 영웅이 참가한다”는 ‘팀 코리아(Team KOREA)’의 응원 구호처럼 대회 성과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향연의 시간이었다.

올림픽 대회에 입상하여 국민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선물한 선수에게는 국가에서 지급하는 상금과 연금 등 각종 지원이 주어진다. 각 선수가 흘린 땀에 대한 지원과 보상이다. 마찬가지로 장애인이 참가하는 패럴림픽 대회 입상자에게도 상금과 연금을 지원하여 각 선수가 더욱 더 노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만일 올림픽대회 입상자와 패럴림픽 입상자에 대한 상금 등 지원이 다르다면 수긍할 수 있을까? 패럴림픽 입상자에 대한 지원이 올림픽 입상자에 대한 지원에 비해 열악하다면 이는 불합리한 차별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실력 연마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장애인 선수의 사기 저하는 물론 우리 사회의 주된 가치인 공정과 평등에도 반하는 일이다.

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장과 대한장애인체육회 국가대표 선수촌장으로 장애인 체육 행정을 담당하며, 장애 체육인들의 열망과 건의를 반영하여 입상자에 대한 지원을 비장애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데에 노력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에게 동일한 올림픽 메달 포상금과 연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다. 미국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포상금 차등을 폐지하였다고 하니 우리나라가 10년이나 앞선 셈이다.

2021년 필자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하고 보니 이와 유사한 불합리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에 대한 상금 및 기능장려금이 비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는 전 세계 기능장애인들이 직종별 기술의 경연을 통하여 국제 교류와 우호를 도모하는 최고의 장애인기능대회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 제4회 대회부터 2016년 제9회 대회까지 종합우승 6연패의 위업을 달성하여 대한민국 기능인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린 바 있다. 이런 장애인 선수의 입상 성과는 비장애인 선수의 성과에 비하여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불합리한 입상자 처우에 대한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 등을 통해 노력한 결과, 올해부터 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의 상금과 기능장려금을 비장애인 대회 수준으로 인상하여 차별 없이 지급할 수 있게 되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오늘도 땀 흘리고 있는 기능 장애인들에게 뜻깊은 응원이 될 것으로 믿는다.

시인과 촌장의 노래 중에 ‘풍경’이라는 노래가 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 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라는 노랫말이 반복되는 곡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여 차별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 이번 장애인기능올림픽 입상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마땅히 있어야 할 제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 곳곳에 존재한다.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라는 노랫말처럼 하나하나 제자리로 돌려놓아 공정하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하여야 할 때이다.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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