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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뱅크 모먼트 마주하고 있어…노키아 실패 기억해야"…MZ 신입 직원앞에 선 권준학
조선 쇄국정책, 노키아…변화 느려 쇠퇴
네이버·카카오도 10년 후 장담 못해
뱅크모먼트 다가와…현장 흐름 읽어달라
DT 주력, 성과 중심 조직문화 변화 예고
지난 17일 권준학 은행장이 신입행원 57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특강을 진행하는 모습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우리는 90년대 휴대폰 업계 최강자였던 노키아가 실패한 사례를 기억해야합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MZ세대 신입 행원들에게 명나라부터 노키아까지 뼈아픈 역사 속 실패 이야기를 쏟아냈다. 농협은행의 미래를 책임질 직원들에게 은행의 위기를 각성시키고 변화에 대한 간절함을 심어주기 위해 행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권 행장은 지난 17일 6급 신규직원 특강 자리에서 신입행원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변화의 흐름에 맞게 준비하고, 빠르게 변할 것을 직접 당부했다. 그의 특강을 들은 6급 직원들은 이날부터 초임지로 첫 출근을 하게 된다.

그는 이날 직원들에게 은행들이 마주한 현실을 냉철하게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등장으로 데이터 소유권이 고객으로 이동한데다 업의 빅블러 현상으로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쇄국정책을 고수하던 조선이나, 하드웨어에만 집중해 핸드폰 사업을 중단하게 된 노키아의 길을 걷게 된다면 농협은행 또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포털 1위 기업이었던 야후가 검색엔진 성능이나 자체 콘텐츠 부재로 결국 국내에서도 2012년 서비스를 종료했다”며 “현재 네이버, 카카오가 10년 후에도 1위를 할 수 있다고 과연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과거 필름시장을 휩쓸었던 코닥이 변화를 거부하다 ‘코닥 모먼트(Kodak moment)’를 마주했던 것처럼 은행 또한 ‘뱅크 모먼트’를 마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흥망성쇠의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이 순간을 넘기기 위해서 농협은행 또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를 전략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데이터부문을 신설하면서 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또 인공지능(AI) 은행원 도입,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확대, 클라우드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신기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신규전자창구(PPR) 활성화, 금융상담 도구인 위드토크(With-Talk)를 도입했다.

향후 나갈 DT 핵심 방향으로는 독도버스에 농협지점을 오픈, MZ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것을 꼽았다. 또 블록체인 기술 연구와 다양한 기술 기업과 디지털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 영역도 한층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직문화 또한 수평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성과보상 문화를 안착시키는 등 시대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그가 임원진이 아닌 신입 직원들에게 이같은 거대 담론을 밝힌건 이들을 통해 고객들의 변화를 최우선적으로 포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인류를 우리는 포노사피엔스로 부른다”며 “인류가 스마트폰을 통해 사고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희와 소비의 욕구를 해소해가는데 그 중심에 MZ세대가 있다”고 말했다.

MZ 세대 신입 직원들이 일선 현장에서 그 흐름을 가장 먼저 읽어달라는 메세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한 통합 마케팅으로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고객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영업 현장에서 디지털 혁신 등 변화를 놓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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