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고립·봉쇄·규제 겹악재…가시밭길 中증시
러와 밀월…기술고립 우려
성장둔화에도 부양책 미비
국내 관련주에도 부담 반영

중국 증시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 고조와 정부의 기술기업 규제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 등 겹악재의 수렁에 빠졌다.

15일에도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와 선전 종합지수는 다시 하락하며 좀처럼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하이지수는 3200선이, 선전지수는 2100이 무너졌다. 홍콩 항셍지수도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만선을 내주며 고전하고 있다. 홍콩 증시는 연초 이후 상대적으로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하고 있다.

당면한 가장 큰 하락 요인은 코로나19 확산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온 중국 당국은 인구 1700만명에 달하는 선전시를 봉쇄했다. 선전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1선 도시’로, 선전 증시엔 IT기업들이 대거 상장돼 있다. 봉쇄조치로 직접 타격을 받는 소비주뿐 아니라 빅테크, 자동차 등도 하락한 이유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를 의식한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가능성까지 중국 기업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패권 갈등, 중국 기술기업 규제에 이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신냉전 분위기가 중국 경기와 금융시장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49억 달러 규모로 미국에 상장된 최대 중국 ETF인 ‘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 Fund’의 연초 이후 하락률은 42%에 달해 급기야 2013년 상장 이후 누적돼온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중국 증시의 급락은 국내 증시에도 뼈아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중국 펀드에 1200억원이 넘는 금액이 몰렸지만 이 기간 수익률은 -7%로 실망스럽다. 대규모 봉쇄에 따른 중국 현지 실적 악화에 따른 중국 매출 기여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하락과 주가 하락도 불가피하다.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등 화장품주와 F&F 등 의류주들의 주가 하락은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악재를 타개할 희망의 끈은 아직 별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 당국은 최근 양회를 통해 성장률 목표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5.5%로 제시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부양 정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일각에선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한 부양을 기대했지만 전면 봉쇄라는 극단적 방역조치가 또 시행돼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와 홍콩 주식시장의 위험은 확대된 반면 전인대를 통해 기대했던 적극적인 부양정책과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는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부족했다”며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