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이 증권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NH투자증권은 ‘증권업계에도 스며드는 가상자산 물결’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사업은 증권사 사업 모델과 디지털 채널 이점을 활용할 수 있어 신사업적으로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시장 성장과 함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에 발빠르게 준비한 증권사만이 선점 효과를 누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미 전통 금융사들은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부터 합작법인 설립과 지분투자를 통해 가상자산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는 증권사들이 광폭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증권사들은 일찍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했고, 연관 사업 분야에도 적극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가장 먼저 진출가능한 분야는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관리해주는 수탁사업이 유력하다. 수탁사업은 향후 다른 가상자산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기본적인 사업이면서 전통 금융사가 상대적으로 파악하기 용이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국내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하에서는 증권사가 가상자산 사업 직접 진출이 어려워 초기에는 지주 내 해외 자회사 설립, 기타 계열사와 블록체인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해 간접적인 형태로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는 은행들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투자자를 확보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같지만, 가상자산 발행, 유동화, 매매 등 업무에서는 관련 서비스를 높은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 전통 금융사들은 가상자산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있다.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자산관리사인 미국 피델리티는 자회사 피델리티 디지털 어셋(FDA)를 통해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 중개, 비트코인 담보 대출 등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 DBS은행은 이미 가상자산 거래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박이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