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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우스 인사이트] 첩첩산중 증시, 대응법은…포트폴리오 압축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첩첩산중(疊疊山中). 올해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는 국내외 증시 구분이 없다. 동학개미, 서학개미 모두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올해 시장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신호는 작년 말부터 감지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가장 큰 단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였다.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전년대비 7%대까지 급등한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연방준비제도(Fed)는 정책을 긴축 기조로 빠르게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주식시장은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그중에서 유동성의 영향력이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엄청나게 강해졌다. 문제는 지금까지 시장을 떠받치던 유동성 환경이 끝을 앞두게 됐다는 점이다. 이것은 시장은 언제나 오르고, 빠지더라도 사면 된다는 낙관심리의 종말을 가져왔다. 여기에 2월부터 갑자기 들려온 동유럽의 포성은 투자심리를 극단으로 몰고 갔다. 이 과정에서 주식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향후 시장 대응은 어떻게 해야할까. 그냥 다 팔고 지켜보기만 해야하는 것일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지금보다 신중한 관점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 관리할 수 있다면 시장을 떠날 필요는 없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가격 조정이 많이 진행됐다. 올해 코스피 저점은 2591.53로 1월 28일 장중에 기록했다. 연초대비 13%, 최근 1년 고점대비 22%가량 하락한 수치다. 시장가치와 장부가치가 같아지는 12개월 후행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인 2500에도 가까워졌다.

이것은 시장 전반에 만연했던 버블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주가가 펀더멘털에 기반한 수치에 근접했기에 저가 매력이 높은 상태다. 매크로 악재가 해소될 경우, 매수심리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될 것이다.

매크로 개선 기대감도 높다. 우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국지전이 지속되고 있지만 물밑 협상도 여전히 전개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휴전협상을 위해 나토 가입 철회와 동부지역 독립 인정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전쟁 장기화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관은 동유럽 전쟁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봤는데 이 부분이 해소될 여지가 생긴 것이다.

이는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연준이 다루는 통화정책은 양날의 검과 같다. 물가 안정에만 몰두해 긴축을 빠르게 가져갈 경우 성장이 훼손되면서 증시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동유럽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물가 우려도 서서히 해소될 것이고, 통화정책 정상화도 성장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다. 주식시장도 안도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시장 대응은 앞에서 언급한대로 종목을 신중하게 잘 선택하는 것이다. 대외 변수에 덜 민감하고 비용을 잘 통제하며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기업을 찾는 게 수익률을 지키는 핵심이 될 것이다. 이런 종목을 가지고 있어야 작금의 불안한 시장에서 버틸 수 있다. 한국 업종의 경우, 반도체와 운송 업종이 수익성이 높은 퀄리티 주식에 포함된다. 이번엔 해당 업종을 통해 시장 변동성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추후 실질 수익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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