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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짜 매물’ 베팅…수도권 경매 여전한 강세
지지옥션 2월 경매지표 결과
경기·인천 ‘고가 낙찰’ 이어져
서울 낙찰가율은 100%밑으로
6억원이하 중저가 아파트 인기

#. 지난달 28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경매4계. 이날 첫 경매에 나온 평택시 군문동 ‘평택군문2단지주공’ 60㎡(이하 전용면적)에 28명이 몰렸다. 감정가 1억7500만원인 이 아파트는 2억3690만원에 입찰한 정모씨가 새 주인이 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35%를 기록했다. 이날 이 법원에선 안성시 금광면 신양복리 ‘홍익’ 아파트 54㎡ 경매도 진행됐다. 감정가 9300만원인 이 아파트엔 7명이 응찰해 1억2998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40%까지 뛰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시세가 주춤하지만, 경매시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개발 호재가 있는 중저가 단지에 응찰자가 몰리면서 평균 낙찰가율이 100% 이상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2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경기도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3.8%로 전월(103.3%) 보다 높아졌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은 2020년 9월(100.77%) 이후 18개월 연속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월 건당 응찰자수는 8.78명으로 전월(9.46명) 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9명 수준으로 많은 편이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경기도는 산업시설이 새로 들어오고 교통여건이 좋아지는 평택 등 경기 남부지역 등의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며 “매매시장에 시세가 꺾이고 있다고 하지만 인기지역엔 매물이 부족해, 경매로 시선을 돌리는 수요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인천 경매시장도 뜨거운 편이다. 2월 인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13.2%로 전월(109.2%) 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9.83명으로 전월(5.68명)보다 4.15명이나 늘었다. 특히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78.3%로 전월(56.4%)과 비교해 21.9%포인트나 높아졌다. 인천에선 아파트 경매 물건이 나오면 평균 10명이 응찰해, 10건 중 8건이 감정가 보다 13%이상의 비싸게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인천에서 인기를 끄는 아파트도 대부분 대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6억원 이하 물건이다.

지난 2월10일 인천지방법원 경매13계 모습은 인천 경매시장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준다. 이날 경매가 진행된 6건 중 4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146%나 됐다. 이중 감정가 1억3500만원인 남동구 만수동 ‘만수주공’ 40㎡엔 40명이나 응찰했다. 낙찰가는 2억4199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79%를 기록했다. 남동구 논현동 ‘동보’ 110㎡엔 10명이 몰려 낙찰가율이 152%(감정가 2억6300만원, 낙찰가 4억원)까지 뛰기도 했다.

다만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분위기는 다소 침체된 모습이다. 매매시장의 급매물 거래처럼 지분거래 물건 등 일부 낮은 가격에 매매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평균 낙찰가율을 끌어 내리고 있다. 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7.3%를 기록해 전월(103.1%) 보다 5.8%포인트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해 2월(99.9%) 이후 12개월만이다. 같은 시기 경매 건당 응찰자수도 5.37명으로 전월(6.35명) 보다 1명 정도 줄었다.

법원 경매 관계자들은 하지만 서울 아파트 경매를 침체로 판단하긴 이르다고 평가한다. 2월 경매는 38건 진행돼 19건 낙찰됐는데(낙찰률 50%), 그중 일부 특수 사례가 평균 낙찰가율을 끌어 내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감정가보다 한참 낮게 낙찰된 3건의 지분 거래가 평균 낙찰가율 하락의 주범으로 꼽힌다. 아파트의 토지와 건물의 일부만 경매를 진행한 건인데, 낙찰가율이 모두 80% 전후 수준밖에 안됐다. 예컨대 1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경매가 진행된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4차이편한세상’(117.74㎡)의 58.9㎡ 지분은 6억7120만원에 낙찰됐다. 이 지분의 감정가는 8억400만원이어서 낙찰가율은 75.5% 수준에 머물렀다.

수요가 한정적인 초초고가 아파트 경매도 평균 낙찰가율을 끌어 내렸다. 감정가 57억6000만원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274㎡로 42억424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74%에 그쳤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요즘처럼 경매 진행건수가 많지 않은 시장에서 지분경매나 초초고가(50억 이상)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떨어지면 전체 평균 낙찰가율은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다른 대부분은 여전히 100% 이상 낙찰가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침체됐다고 평가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일한 기자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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