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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재냐, 되레 호재냐…증시만 안다
‘우크라發 리스크’ 덮친 증시
뉴욕 이어 코스피도 상승세
美·러 전면충돌 가능성 낮아
연준 속도조절 기대 높아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경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정밀타격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포성에 갇혀 우왕좌왕하고 있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지정학적 위기가 그간 시장을 억눌러온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를 누그러뜨리면서 시장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는 모습이다.

시장의 혼란은 이른바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 급등이 잘 보여준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VIX는 연초 이후 80% 이상 급등해 3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된 이달 들어 다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합병 당시 VIX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던 것을 떠올리면 그만큼 시장이 이번 침공 사태를 더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악재를 빠르게 반영해온 시장은 작은 호재를 적극 발굴해 반영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제재안이 나온 뒤 상승 반전했다. 미국은 러시아 주요 은행을 제재하고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벌이지는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총을 맞대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군사적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커 주식시장 변동성이 한차례 더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전면전이 아니라면 2001년 911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급락이 나타날 여지는 적다”고 밝혔다. 곧바로 눈길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으로 향하고 있다. 같은 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연준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섭게만 보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할 것이란 기대를 하게 하는 대목이다. 오는 3월 연준 회의에서 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올릴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확률은 하루 사이 33.7%에서 9.9%로 뚝 떨어졌다. 25bp 인상 확률은 66.3%에서 90.5%로 급등했다.

한국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예상대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리는 물가를 강조하면서 향후 통화정책의 방점이 물가안정에 찍혔음을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 “한은과 시장의 금리기대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발언으로 정책부담을 완화시켰다.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에너지와 농산물 자급률이 낮은 우리 경제에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전혀 유리할 것이 없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여 증시 하락을 자극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4일 미국 금융시장과 원자재 가격 반응만으로 이번 우크라이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우크라이나발 변동성 리스크에 대해선 당분간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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