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부자가 서민보다 나랏돈 더 타갔다
코로나 2년, 공적이전소득 비교
상위가 하위보다 7만원 더 받아
위아래 바뀐 복지·재난지원금 원인
2020년 2분기·작년 하반기 특이
상위 20% 공적이전소득 160%↑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나랏돈을 더 많이 타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공적이전소득 증감률은 5분위(소득상위 20%)가 26.5%를 기록해 1분위(하위 20%) 9%보다 17.5%포인트 높았다. 절대값으로 살펴봐도 최근 2년 5분위가 1분위보다 7만원가량 더 받았다.

소득과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분배한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손실보상이 원인이었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소득 기여도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분위는 소득 절대값이 적기 때문에 같은 공적이전소득을 받아도 소득이 많은 5분위보다 가계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25일 기재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5분위 가구당 평균 공적이전소득은 최근 2년 379만383원에 달했다. 반면 1분위는 372만744원에 그쳤다. 공적이전소득은 흔히 생각하는 나랏돈이다. 정부의 각종 지원금과 아동수당·노령연금 등 각종 수당·연금이 포함된다.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보다 많이 돌아가도록 설계돼 복지정책을 대표한다. 그런데 세금 등으로 마련되는 이 재원에서 역진성이 발생했다.

과거에는 이렇지 않았다. 공적이전소득을 처음 통계청에서 발표하기 시작한 2019년 5분위는 128만8337원을 받았다. 1분위에게는 148만3149원을 지원했다. 소득 하위 20%의 공적이전소득이 상위 20%보다 25만4812원 더 많았다. 특히 2020년에는 소득상위 20%가 191만7723원을 받아 하위 20% 공적이전소득 181만5236원보다 10만2487원을 더 타갔다. 지난해에는 5분위가 187만2660원을 받아 1분위 195만6608원보다 더 많이 받기는 했지만, 그 차이는 3만2848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원인은 2020년 2분기와 지난해 3분기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20년 2분기 소득상위 20%의 공적이전소득 전년동분기대비 증감률은 160.3%에 달했다. 반면 하위 20%는 59%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에는 5분위 41%, 1분위 21.8%였다. 지난해 4분기에도 5분위 26.5%, 1분위 9%를 타나냈다. 부자가 서민보다 빠른 공적이전소득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 2분기에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있었고, 지난해 3분기에는 소득하위 88%에게 지원금을 나눠줬다”며 “2020년 2분기와 지난해 3분기 분위별 증감률에서 나타난 특이사항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손실보상이 있었는데, 사실 지원대상 중에는 자영업자 사장님으로 아직 많은 소득을 올리는 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재부는 기여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절대값은 5분위가 많더라도 기본적인 소득규모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적이전소득이 소득이 기여하는 수준은 소득하위 20%에서 더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공적이전소득의 소득 증가 기여도는 1분위가 3.9%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5분위는 0.8%포인트였다.

가구원 수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주요 공적이전소득인 재난지원금 등은 일인당 정액으로 지급됐다. 소득이 비교적 많지 않은 1분위는 5분위보다 가구원 수가 적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가구원 수는 1분위 1.49명으로 5분위 3.22명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