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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發 위기에 수주중단 우려…국내 건설업체들 ‘발등의 불’
서방 경제제재로 공사영향 불가피
원자잿값 급등 국내현장에 악영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탑승한 차량이 시내 도로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리 건설업체들에게도 발등의 불이 됐다. 지난해만 17억 달러가 넘은 신규수주의 중단은 물론, 이미 공사에 들어간 업체들은 자금 회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시간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은행들의 미국내 자산 동결을 골자로 하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러시아 주요 은행들이 미국 및 유럽에서 자금 조달을 금지시키는 것이 골자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 등으로 사업을 하는 것을 글로벌 경제의 일부로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역시 대러 제재에 동참하기로 한 만큼, 우리 건설업체들의 신규 진출은 물론, 기존 자금 회수 등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우리 근로자 4명은 철수 완료하는 등 안전관리 부분은 어느 정도 확보됐지만, 기업활동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니터링은 필요한 상태”라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매주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현지 진출 우리 건설 업체들로부터 현황을 체크하기로 한 배경 설명이다.

일단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가 우크라이나에서 운영 중인 대규모 공사 현장은 없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우크라이나 수주는 30만 달러(3억5865만원)에 머무를 정도로 소규모다. 문제는 러시아다.

우리 건설 기업들의 러시아 진출은 최근 활발했다. 지난해만 신규 수주가 17억8400만 달러에 달했다. 이전 해 대비 14배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러시아의 경제도 회복됐고 이어 따른 건설 수요 증가의 수혜를 일정 부분 우리 건설 업체들이 누렸다는 의미다.

러시아에서 크고 작은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해 진출한 우리 건설 업체도 88개에 달한다. 또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에도 13개 중소 업체들이 진출한 상황이다.

실제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지금도 21개 건설 프로젝트가 수행 중에 있다. DL이앤씨의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이나 삼성엔지니어링의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의 설계·조달 사업, 현대엔지니어링의 오렌부르그 가스 처리시설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등이 대표적인 곳들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분쟁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금융 제재 등으로 향후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현지 뿐 아니라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사업장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자원 부국인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는 건설 주요 자재의 가격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철근과 내외장재용 강판 등에 들어가는 알루미늄과 니켈 가격은 이미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상태다. 최정호·이민경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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