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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위기의 코스닥… 아프더라도 체질개선부터

코스닥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이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연초부터 잇따라 터진 대형주들의 악재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내외 시장 상황의 악화로 코스피 대비 가파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디스카운트’(할인) 해소를 위해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국내 임플란트 1위 기업 오스템임플란트는 재무담당팀장이 2215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7일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회사 측이 다음달 14일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면 거래소는 20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거나 개선기간을 부여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장폐지 대신 기업심사위원회에서 개선기간 1년이 부여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2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피해 장기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액주주만 17만명에 달하는 신라젠의 상황도 비슷하다.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는 지난 18일 신라젠에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하기로 의결했다. 신라젠은 이미 기심위에서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바 있다. 이번 시장위를 통해 추가적으로 6개월 더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것이므로, 오는 8월에 다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은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코스닥 시총 1위와 2위를 다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코프로비엠도 연달아 악재가 터지며 주가가 곤두박칠치고 있다. 지난 21일 청주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에코프로비엠은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며 주가가 급락했다. 작년 11월 고점 대비 40% 가까이 떨어진 기록이다.

셀트리온그룹의 회계 부정 의혹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넘게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최근 금융 당국이 해당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악재가 반복되면서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15% 가까이 하락하면서 전 세계 증시에서 가장 하락폭이 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으로 외국인들이 빠져나가고 시장 전체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코스닥은 기술·재무적으로 우수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아 성장하고 스타 기업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마련되는 곳이다.

정부가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고 투자자들이 코스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소액주주를 무시하는 경영진·대주주의 모럴해저드에 대해서도 일벌백계를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도 뼈를 깎는 체질개선과 경영투명화를 통해 시장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빠진다면 최근 여야 대선주자들이 내건 ‘자본시장과 코스닥 활성화’ 공약은 단순한 메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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