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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실 옥상에 왜 인피니티풀이?…라이브오피스 합법과 불법 사이 [부동산360]
수도권 주변 라이브 오피스 흥행몰이
나눠진 사무실 내에 화장실, 샤워실까지 구비
사실상 주거용으로 쓰여
“업무용지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편법 상품”

사실상 주거가 가능할 정도의 시설을 갖춘 오피스 상품인 이른바 '라이브 오피스'가 부동산 규제의 풍선 효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업무 시설인 라이브 오피스를 주거 용도로 사용할 경우 불법 단속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진은 지식산업센터가 다수 위치한 성동구 성수동 일대 전경. [성동구 제공]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대형 오피스빌딩을 여러 크기로 쪼개 주거용 오피스텔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놓은 이른바 ‘라이브 오피스’가 부동산 규제의 풍선효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이브 오피스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거주(live)가 가능한 사무실을 뜻한다. 오피스텔에 불던 하이앤드 바람과 함께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수도권 곳곳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사무실 용도로 지어진 만큼 주거 용도로 사용할 경우 불법 단속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곡지구,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와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수도권 신도시 내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라이브오피스가 주거용으로 쓰이는 현상이 심화하는 추세다. 수분양자에게 호응을 얻자 급기야 일반 업무시설에까지 라이브오피스가 등장하고 있다.

라이브 오피스는 구성만 보면 주거용 시설로 봐도 무리가 없다. 첫 선을 보일때만 해도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2020년 화장실에 샤워부스, 싱크대까지 구비한 상품이 나온 후로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상 주거용 오피스텔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에 달했다고 분양 현장 관계자들은 전한다. 심지어는 층고가 높은 호실을 복층으로 개조하는 곳도 목격된다.

이들은 건축법상 업무시설이기 때문에 종부세, 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규제에서 자유롭다. 또 업무용 오피스텔과 달리 발코니를 설치할 수 있어 활용 면적이 넓고, 통상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산업단지에 조성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특징도 있다.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라이브 오피스의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도 감면받을 수 있다.

주거용으로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면서, 규제의 사각지대 속에 각종 세금혜택 등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최근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선호 대상으로 라이브 오피스의 주가는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동 고덕강일지구에서 ‘하이엔드 라이프 오피스’를 표방한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이 최고 411대1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한 바 있다. 단지는 내부에 화장실, 샤워실, 팬트리 등이 설치된 것은 물론 옥상에 인피니티풀과 패밀리가든까지 두는 등 누가 봐도 주거용으로 만들었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같은 라이브오피스는 생활형숙박시설과 마찬가지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전입신고가 불가능하며, 오피스를 분양받더라도 사업자를 대상으로 일반부동산임대사업만 할 수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의 경우, 숙박업 신고를 안 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업무시설을 주거 시설로 불법 전용하면 시가의 10%까지 이행 강제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라이브오피스가 주거용 건축물이 아닌만큼, 애초부터 실거주를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려는 이들은 신중하게 거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오피스텔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택관련 규제가 늘어나며 규제 사각지대를 활용한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업무 용지를 싸게 사서 주거용으로 비싸게 파는 편법 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도 “주택이 아니지만 사실상 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들이 집값이 오르고 다주택자를 상대로 한 세금이 늘어나는 와중에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게됐다”며 “일종의 기형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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