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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없어 못팔던 분양 시장 맞나요?…1순위 마감 단지도 줄줄이 ‘줍줍’행 [부동산360]
경기권 4개 단지 나란히 무순위청약 공고
이날부터 일주일간 수도권만 10곳서 줍줍
청약열기 식자 분양 일정 미루는 단지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수도권 청약 단지까지도 줄줄이 무순위청약(줍줍)에 이르도록 입주자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으로 돈줄이 마른 데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이면서 매매시장에 이어 청약시장에서도 냉기류가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연초부터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어 청약 미달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안성, 의정부 등에서 지난해 말 공급된 4개 단지가 전날인 14일 일제히 무순위청약 공고를 내고 입주자 모집에 다시 나섰다. 총 296가구 규모로 오는 21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들 단지가 소위 ‘대어급’은 아니지만 안성시 ‘안성 우방아이유쉘 에스티지’를 제외한 3개 단지는 모두 청약 당시 1순위에서 마감되며 양호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의정부시 ‘e편한세상 신곡 파크프라임’의 경우 314가구 모집에 2579명이 청약하며 최고 당첨가점이 72점에 이르기도 했다.

이들 4개 단지를 포함해 이날부터 일주일간 수도권에서 나오는 무순위청약 아파트는 총 10곳에 이른다. 모집 가구 수의 최대 500%까지 뽑는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계약을 진행하고도 입주자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양가 재산정 등을 위해 분양 일정을 미루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가 취소한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9억원 초과 물량에 대한 중도금대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분양가를 재산정한 뒤 다시 입주자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밖에 이달 분양 예정이었던 수도권 물량 중 일부도 일정을 연기했다.

이에 작년 한 해 호황을 누리던 청약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실제 주택사업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업계의 인식은 확대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67.9로 전월보다 9.7포인트 하락하며 기준선을 크게 하회했다. 1월까지만 해도 90선을 유지하며 양호한 사업경기 흐름을 이어오던 서울 등 수도권도 81.8로 80선에 그쳤다. 주택시장 조정 전망, 미분양 증가, 금리인상, 대선 등 사업여건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산연은 분석했다.

특히 이달에만 전국에서 2만8535가구가 공급되는 등 당분간 분양 예정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수요자 선호도가 낮은 단지를 중심으로는 미분양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수요가 받쳐주고 있어 청약시장을 ‘적신호’라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전반적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다 보니 경쟁률, 당첨가점 등도 주춤하고 있다”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일부 지방을 포함해 안 되는 곳은 안 되고 잘 되는 곳은 잘 되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빈재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물량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금융을 비롯한 부동산 규제의 정상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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