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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조 퇴직연금을 잡아라”…금융지주, ETF 확대 특명
NH·KB금융, 점유율 두배 주문
신한, 당분간 라인업 정비 우선
삼성·미래에셋 압도적인 우위
단기간에 점유율 제고 어려울듯

금융지주사들이 계열 운용사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를 주문하고 나섰다. 3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은행들이 ETF를 통해 승부수를 던지는 등 시장 중요도가 높아진데 따른 결과다. 다만 ETF 시장의 양강 구도가 깨지기 힘든 만큼 지주의 지원이 있더라도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금융지주는 계열 운용사에 ETF 달성 목표치를 최소 30% 이상 제시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KB자산운용에 10조원, NH농협금융지주는 NH-아문디자산운용에 3조원 달성을 요구한 상태다. 각 지주가 원하는 목표치는 시장점유율(M/S) 기준으로 각각 15%, 5%다. 현재 두 운용사의 시장점유율이 7.9%, 3%인 점을 고려하면 약 두 배를 높여야하는 상황이다.

KB금융지주나 NH농협금융지주와 달리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자산운용에 아직 별도의 달성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조직 및 인력 보강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는만큼 당분간은 상품 라인업 정비에 초점을 둬야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스마트(SMART)에서 쏠(SOL)로 ETF 브랜드명을 바꾸는 등 ‘신한 색깔’ 내기를 시작한만큼 계열사간 시너지도 모색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우리자산운용 또한 올 1월 ETF 시장에 첫발을 뗀 만큼 당분간 조직세팅에 주력키로 했다.

각 금융지주들이 ETF 시장에 공을 들이는건 퇴직연금, 신탁 등 자산관리 시장에서 ETF 시장의 중요성이 커져서다. 퇴직연금의 경우 저금리에 높은 수익률을 누리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은행권들이 퇴직연금 ETF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든 상태다.

계열 은행들 창구를 활용하면 충분히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은행, 신한은행은 지난해 퇴직연금 ETF를 출시했으며 우리은행 또한 퇴직연금 라인업에 ETF를 추가했다. 타 은행들 또한 시스템을 올 상반기 목표로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지주의 주문에도 계열 운용사들이 ETF 점유율을 단기간에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80% 점유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이 뒤를 쫓고 있지만 한자릿수로 미미하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의 경우 ETF신탁 판매잔고가 1조원을 넘어섰으나, 제일 많이 판매한 ETF 브랜드는 삼성자산운용 코덱스(KODEX)였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ETF 라인업을 보강하고, 은행 임원 가입행사를 진행하는 등 계열사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지주들이 제시할 수 있는 당근책 또한 일부 시딩 자금 지원 등에 불과하다. 반면 하나은행의 경우 ETF 판매고가 3000억원 수준이다. 하나UBS자산운용 또한 ETF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보류하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지주들이 ETF 인수 외에 계열 은행을 통한 판매 등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만큼 ETF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명하달식으로 숫자만 주고 달성하라고 하기에는 시간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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