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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2차 고도성장의 열쇠, 기술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지금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집중되어 있다. 경기 때마다 각국 선수 한명 한명의 노력과 땀의 결실에 의미를 되새겨야 할 시점에 ‘쇼트트랙 판정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판정 결과라면 당장이라도 인공지능(AI) 심판을 도입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딥러닝과 알파고로 촉발된 AI 기술은 향후 어떻게, 어떤 분야와 융합하느냐에 따라 무한한 정답이 나올 수 있는 ‘과학기술 경쟁 시대’의 신무기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라는 신기술이 학자들의 심오한 연구 주제에서 모든 국민의 일상으로 퍼지기까지 불과 2년이 걸리지 않음을 우리는 목도하였다.

바로 지금, AI 기술이 그런 국면에 와 있다. AI 교육은 AI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리터러시(Literacy·문해력) 교육’과 다양한 객체와 산업에 적용·융합시킬 수 있는 ‘AI+x 교육’으로 신속히 전환되어야 한다. 대학부터 민간 교육훈련기관까지 ‘기술 교육 대전환’이 요구되는 이유다.

한국전쟁 이후 두 번의 세계 경제 대전환이 이뤄지는 동안 우리나라는 나름의 생존전략을 통해 오늘날 국가경제를 일궈냈다.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미-소 냉전 체제’에서 수출 주도 정책과 중공업 육성을 통하여 기반을 만들었고, 냉전 이후는 미국의 독주에 일본·독일이 도전하는 ‘제조업 경쟁 체제’에서 우수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성장하였다. 이때 이룬 1차 고도성장은 산업과 기술 현실을 직시하고 양적·물적 발전을 도모한 전략이 주효하였기 때문이다.

세월이 바뀌어 미-중 양강의 패권 경쟁과 과학기술 대결이 심화되는 ‘과학기술 경쟁 체제’의 시대가 왔다. 변화된 시대에 제1차 고도성장에 버금가는 제2차 성장은 과연 가능할까? 여건은 나쁘지 않다. 2020년 IMF 기준, 대한민국은 이미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에 이어 경제 규모 10위에 올랐다.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제조업 설비 등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 70%가 넘은 높은 고등교육기관 취학률과 베이비붐 2세대의 경제활동 증가율은 질 높은 노동력 확보에도 청신호다. 그리고 우리는 미-중 양강구도에 양쪽에서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절묘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인적·물적·지적 투자는 여전히 부족하다. 연구실에서 산업 현장으로 기술 혁신의 파급시킬 중간 기술인력 부족은 더욱 심각하다. 대다수 젊은이는 공무원, 교사, 공기업 같은 안정적 직장을 원하고 있고, 중간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공학 기술 계열 전문대학 비중은 25% 수준에 그치고, 이마저 모집 자원 고갈로 생존을 걱정하고 있는 처지다. 제2차 고도성장 골든타임에 산업별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AI+x 기술교육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이다.

한국폴리텍대학은 그 어떤 기관보다 선제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해 왔다. 모든 학생이 과정과 전공에 관계없이 AI 적용 능력을 갖추도록 커리큘럼을 개편하고 교원 연수도 강화하였다. 포항공과대학 인공지능대학원과 인공지능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 연구 및 교육과정 개발에도 시동을 걸었다. 기계, 전기, 전자, 산업설비 등 기존 전공과 융합된 AI 지식은 산업 현장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는 세계 경제 활력을 빼앗고, 광범위한 오프라인 산업과 시장을 고사시켰다. 반면 온라인 산업 활황과 전 산업 디지털 혁신의 촉매가 되었고, 4차 산업혁명으로 통칭 되는 경제·사회·산업구조 대전환에 가속도를 붙였다. 이런 팬데믹의 역설은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5년, 10년, 지속 가능한 성장 시스템 구축과 선진국으로의 완전한 도약은 가능할까? 추격형 국가에서 선도형 국가로 변화할 수 있을까? 새로운 기술교육은 이 질문으로 시작하게 될 것이다.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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