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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우스인사이트] 메타버스는 이제 시작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대신증권 제공]

2021년 투자업계 최대 화두는 메타버스와 가상자산 열풍이었다. 해가 바뀌고 주식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메타버스 테마주는 물론 코인과 NFT(대체불가능토큰) 시장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사명까지 바꾼 메타(Meta)는 3일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26% 폭락했고 가상자산 장기 전망도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테마로서 메타버스, 그리고 암호자산의 수명은 끝난 것일까?

몇 년 전부터 가상현실, VR/AR 등 다양한 이름으로 주목받던 메타버스는 2020년 말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황이 1992년 공상과학소설에 등장한 용어를 차용하면서 다시 유행의 물결을 탔다. 특히 팬데믹을 계기로 재택근무, 쇼핑,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다방면에서 온라인 의존도가 높아졌는데, 로블록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등 게임이나 소셜 네트워킹을 위한 가상공간이 인기를 끌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이같은 인기의 이유는 유저에게 주어지는 자유도와 경제적 보상에 있다. 기존 게임에서는 아이템을 구매하고 정해진 룰에 따라 게임을 플레이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사용자가 창조하는 콘텐츠(UGC)가 증가했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에서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들이 고소득을 올리기 시작했다. Web 2.0(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들이 정보 생산에 참여하는 웹 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과 Z세대 유저들이 P2E(Play-to-earn) 기능을 갖는 메타버스나 게임 플랫폼에 열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사용자 중심 인터넷으로의 변화는 데이터 권력을 쥐고 있는 중앙화된 플랫폼에 반하는 움직임, 즉 탈중앙화된(decentralized) 인터넷인 Web 3.0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컴퓨팅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각 노드(node)에 작업에 대한 보상을 암호화폐로 지급하고, 디지털 자산을 블록체인에 기록한 NFT를 거래할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생산된 가상의 가치가 현실의 화폐로 전환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나타나면서 가상과 실물 경제가 혼합되는 메타노믹스(Metanomics)가 구축된다.

블록체인은 가스비 상승, 속도 저하, 전기 낭비로 인한 환경 문제, 파일 저장 시 보안 문제, 법·규제 미비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AI가 발전하면서 지금보다 더 똑똑한, 그리고 중앙화된(centralized) 인터넷의 맹점을 보완하는 Web 3.0 시대가 도래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PC와 모바일 시대를 이끌었던 빅테크와 게임 기업들은 물론, 3D 이미지 구현 및 블록체인 기술로 무장한 신규 진입자들은 이미 메타버스 전 밸류체인에 걸쳐 주도권 경쟁을 시작했다. 팬데믹이 종식되면 인류는 다시 오프라인에서 활동할 것이다. 그러나 더 편리하고 안전한 컴퓨팅, 인터넷에 대한 수요는 존재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그 수요를 느끼지 못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려는 기업들이 그러한 수요를 창출할 지도 모른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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