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 하락장에 국내 주요 33개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도 한 달 사이 8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지난해 말(12월30일 종가)에 비해 올해 1월 말(1월28일 종가) 국내 주요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64조3161억원에서 55조4382억원으로 감소했다. 한 달 동안 주식평가액이 8조8779억 원(13.8%)이 증발한 것이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고, 올해 1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 33명이다. 주식은 상장사 지분과 비상장사를 통해 보유한 자사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 현황과 우선주를 포함해 계산했다. 비상장사는 총수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했다.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었다. 김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지난해 말 12조130억원에서 올해 1월 말 9조742억으로 2조9388억원 감소했다. 카카오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으로 한 달 사이 3조원 가까운 주식이 증발한 것이다.

두번째로 손실 금액이 큰 총수는 서성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었다. 서 명예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지난해말 10조216억원에서 올해 말 7조8288억원으로 감소했다.

하락률로 따지면 HDC현대산업개발의 그룹 총수인 정몽규 회장이 1위였다. 정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지난해 말 2861억원에서 올해 1월 말 2051억원으로 28.3% 급감했다.

이외에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3213억원(2조5911억 원→2조 2698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2419억원(3조762억 원→2조8342억 원), 조현준 효성 회장이 2215억원(1조1523억 원→930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 평가액이 증가한 사람은 정몽진 KCC 회장과 김준기 DB 창업회장 2명이었다. KCC 주가가 지난해 말 31만5000원에서 1월말 38만1000원으로 오르면서 정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지난해 말 5480억원에서 6628억으로 증가했다. 김 창업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791억원에서 4051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 주가가 5만4000원에서 6만200원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올해 1월 사이에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해당 종목을 보유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